프랑스 파리에선 안 이달고 시장 하에서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는 개혁이 이뤄지고 있으며 자전거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도시 조성이 진행 중이다. 2022∼2023년 사이에 파리 시내에서 사람들이 이용한 교통수단을 조사한 결과 자동차가 4.3%였던 데 비해 자전거는 11.2%로 자전거 이용률이 자동차를 앞섰다.
파리 중심부에 있는 리볼리 거리는 파리 시청과 루브르 박물관 앞을 지나는 큰 교통로다. 러시아워 때는 관광객과 통근자로 혼잡했고 5년 전만 해도 거의 모두 자동차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파리에선 이달고 시장 주도로 자전거 이동을 지원하는 정책이 추진되면서 리볼리 거리에도 양방향 자전거 전용차로가 만들어졌다. 그 결과 리볼리 거리에선 러시아워 때 많은 자전거가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자전거 개혁 영향으로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자전거 밀도가 너무 높아져 자전거 전용차로에서 정체가 발생하거나 때론 자전거끼리 부딪히기도 한다고 한다. 이달고 시장은 리볼리 거리에 인접한 다른 거리에도 자전거 전용차로를 설치해 이 상황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파리 최신 자치구 데이터에 따르면 파리 시내 자전거 통행 가능 도로 총 길이가 1,000km에 달하며 그 중 300km 이상이 자전거 전용차로라고 한다. 파리 당국은 2026년까지 시내 전역을 자전거 이용에 적합한 환경으로 만들려 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2기 임기를 맡은 이달고 시장은 전기 임기보다 1억 달러 많은 2억 5,000만 달러를 자전거 개혁에 배정했다. 하지만 자전거 단체(Paris en Selle association)은 이달고 시장 2기 임기가 60% 이상 지났음에도 당초 계획 27%만 실현됐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파리시 부시장은 지연은 인정하면서도 파리 시내 자전거 이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이미 일부 대로에서는 자전거 수가 자동차를 앞서는 지경이 됐고 파리 시영 자전거 대여 서비스 벨리브는 2024년 3월 이후에만 자전거 3,000대를 새로 투입했다. 오랫동안 파리에 살아온 62세 여성도 1980년대 초반에는 자전거 이동이 위험했지만 최근에는 여성도 안심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파리 지역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2022∼2023년 사이 파리 시내 이동 수단에서 자전거가 11.2%를 차지한 반면 자동차는 4.3%에 그쳤다. 2021년에는 자전거 5.6%, 자동차 9%였던 것에 비하면 1∼2년 만에 자전거 이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같은 조사에서 파리 외곽 주민도 자전거를 선호해 이동수단 14%가 자전거, 11.8%가 자동차라고 한다. 이 경향은 러시아워 때 더 두드러져 18.9%가 자전거, 6.6%가 자동차로 이동한다고 한다.
파리 내 자전거 이용 증가 배경에는 2019년 12월 정부 연금제도 개혁에 반대하는 대중교통 파업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도시 봉쇄 등이 있다. 파리시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시내 자동차 통행량이 40%나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급격한 교통수단 변화는 다양한 마찰과 혼란도 초래했다. 이달고 시장도 이를 인정하며 이런 급격한 습관 변화에는 가로등 주변 긴장이 따른다며 누구나 자기 자리를 찾고 안전하다고 느끼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말로 자전거 이용자도 공공 공간을 사용하는 의식을 갖고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3년 여름에는 전단지를 시내 곳곳에 부착해 보행자 우선, 최고속도 30km/h 등 규칙을 알렸다. 향후 파리시는 13만 대 이상 자전거 주차장 증설 계획 등 자전거 이용자 증가에 맞춘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