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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받은 화물선 탓에 홍해 해저케이블 절단됐다

아라비아반도 남부에 위치한 예멘에선 정부군과 후티 반군 무장세력간 충돌이 계속되고 있으며 무장 세력은 아프리카 북동부와 아라비아반도 사이를 가로지르는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2024년 2월말 홍해 해저케이블 절단 사고가 후티 반군 공격을 받고 버려진 화물선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월 24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부설된 Seacom/TGN-EA, EIG, AAE-1 등 3개 해저케이블이 절단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EIG 케이블은 2023년 12월 절단 때부터 다운되어 있어 인터넷 통신에 미친 영향은 최소화됐다고 한다.

하지만 Seacom과 AAE-1 케이블 절단 영향은 확실히 확인됐다. 2월 24일 오전 9시 46분경 Seacom 케이블이, 같은 날 오전 9시 51분경 AAE-1 케이블이 절단된 것으로 보인다. Seacom 케이블 절단에 따른 혼란은 주로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했고 AAE-1 케이블 절단은 동아프리카에서 홍해 연안, 나아가 아시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탄자니아에 위치한 곳(King Abdul Aziz City for Science & Technology) 트래픽 측정치를 보면 Seacom 케이블이 절단된 오전 9시 46분경 BGP 라우팅 프로토콜이 중단된 걸 확인할 수 있다. 또 AAE-1 케이블이 절단된 오전 9시 51분경에는 베트남 대형 통신그룹 VNPT BGP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난다.

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 이번 케이블 절단 사고는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때문으로 보인다.

2월 18일 밤 영국 소유 화물선이 홍해를 항해하던 중 무장 세력이 발사한 대함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선원들은 닻을 내리고 전장 171m, 너비 27m짜리인 이 배를 버렸는데 이후 2주 동안 해당 선박은 해류와 바람에 밀려 계속 표류했다.

최종적으로 선박은 3월 2일 침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을 받고 침몰하기까지의 표류 기간 중 선박 닻이 해저케이블을 절단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닻에 의한 피해는 지진, 산사태 등과 더불어 해저케이블 절단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예멘 정부는 몇 주 내 복구 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3개 케이블 전체 복구 작업은 4월말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기업 켄틱(Kentik)은 홍해에서 여전히 무장세력에 의한 선박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공격받은 다른 선박이 남은 해저케이블을 절단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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