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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경제학자도 불가능하다던 시장 독점 어떻게…

세계 최대 규모 e커머스 사이트인 아마존은 온갖 상품을 취급하고 있으며 소매 시장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독점금지법에 익숙한 일부 경제학자는 아마존이 시장을 독점하는 건 이론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아마존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던 독점을 실현하게 됐을까.

독점금지법을 낳은 근대 경제학자 대부분은 현실 세계 구조를 출발점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행위자라는 추상적 원리로부터 모델을 구축하고 있었다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수학적 모델은 추상적이고 우아하지만 현실에서 분리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근대 경제학 모델을 기반으로 아마존은 다양한 제품 판매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됐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있는 제품을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경쟁업체를 제거해 시장 독점을 시도했다고 가정한다. 이 경우 아마존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되돌릴 것이며 그렇다면 타사는 다시 경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가정한다.

다음으로 아마존이 특정 제품 적자를 다른 비즈니스 이익으로 구멍을 채우고 영구적으로 적자 상태를 유지하려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경우에도 이익률이 높은 비즈니스 경쟁자가 아마존보다 낮은 이익률로 비즈니스를 배포해 아마존은 이익률이 높은 비즈니스 점유율을 빼앗기고 결과적으로 적자를 채울 수 없어 가격을 되돌릴 것으로 생각됐다.

이런 모델을 바탕으로 아마존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얻을 수 없지만 현실은 경제학자가 생각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실제로 아마존은 아기용품 온라인 전문점 다이퍼스닷컴에 맞서 기저귀 등 대폭 할인을 실시해 적자를 보면서 고객을 빼앗는데 성공하며 2010년 다이퍼스닷컴을 인수했다.

아마존이 경제학자 예상과는 반대로 시장지배력을 얻게 된 건 자본 시장 접근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반 사업자는 상품을 판매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추구하고 있지만 아마존은 상품 판매에 의한 이익이 아니라 아마존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는 타사에서 징수하는 지대에 의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

먼저 미국 등 선진국에선 대다수 가구가 아마존을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사용자 90%는 제품을 구매할 때 먼저 아마존에서 검색하는 것이며 아마존에서 판매되지 않은 제품은 해당 사용자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일 아마존에서의 매출이 전체 사업 10%를 차지한다면 사업자에게 아마존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되는 건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아마존은 사업자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처럼 단일 플랫폼이 다양한 상품 주요 구매자가 되어 시장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수요독점(monopsony)이라고 부른다.

수요독점 상태가 된 아마존은 개별 판매자로부터 방대한 수수료를 징수할 수 있다. 아마존이 판매자로부터 징수하는 다양한 수수료 총액은 제품 매출 45∼51%에 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한 기업이 1,000원짜리 제품 1개를 아마존 사이트에서 판매하면 아마존에 다양한 형태로 450∼510원에 달한다고 한다. 또 아마존은 판매자에게 가격 자동 설정 도구를 제공하고 있지만 이 도구로 설정할 수 있는 가격은 타사 사이트 판매 가격이 상한이 되고 판매자는 아마존에서 그 이하 가격으로 판매하는 게 강요되고 있다.

아마존은 통신 판매 플랫폼 구조에 대한 비판에 대해 수수료 45∼51%는 겨우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정도이며 이익 대부분은 AWS에서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마존이 2023년 얻은 수수료는 1,300억 달러에 이르며 이득 모두가 운영비로 사라지고 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아마존은 공개 기업임에도 재무 정보 공개에서 아마존 우편 주문 플랫폼 손익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이는 기업이 여러 비즈니스 부문을 한데 모아 이익과 손실을 합산하고 미세 분야별로 손익을 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허점을 이용하는 게 아마존 뿐 아니라 구글도 유튜브에서 얼마나 수익을 올리고 있는지,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얼마나 벌고 있는지 밝히고 있지 않다.

아마존은 폭주하는 자본주의 신자이며 이익이 아니라 지대를 버는 포스트 자본주의 기업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언뜻 보면 아마존 통신 판매 플랫폼은 많은 상인이 모인 시장처럼 보이지만 실태는 디즈니랜드에 늘어선 가게가 모두 디즈니에 의해 운영되는 것처럼 복수 출점자를 아마존 지배 하에 두는 구조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리나 칸 미국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은 로스쿨 재학 중이던 2017년 집필한 논문(Amazon’s Antitrust Paradox)에서 아마존이 기존 독점금지법이 상정한 판매 틀에서 벗어나 최대 플랫폼이 되는 것으로 시장 지배력을 손에 넣은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이 주장을 바탕으로 독점금지법으로 제소하고 있으며 향후 전개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경제학자는 아마존 같은 독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아마존은 시장 지배력을 철저히 행사하고 수수료로 방대한 매출을 얻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수수료가 운영비로 사라지고 있다는 아마존 주장은 믿기 어렵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손익을 분할해 보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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