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연구팀이 수중 스피커를 이용해 트웨인이라고 명명한 혹등 고래와 대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외계생명체 발견을 목표로 하는 세티(SETI) 연구소 과학자도 참가하고 있으며 혹등고래와의 대화가 지구 외 생명체와의 접촉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래는 지능이 높고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울음소리를 이용해 동료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는 고래 말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고래 울음소리를 AI로 분석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연구팀은 2021년 8월 알래스카 해안에서 혹등고래가 인사에 사용하는 울음소리(whup 혹은 throp)를 고품질로 녹음했다. 다음날 녹음한 울음소리를 배에 설치한 수중 스피커로 흘려 혹등고래가 반응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트웨인이라는 혹등고래가 스피커 울음소리를 듣고 배에 접근해 주위를 선회했을 뿐 아니라 스피커 울음소리에 마치 대화처럼 응답한 게 확인됐다. 트웨인은 20분간에 걸쳐 과학자가 흘린 30회 이상 울음소리에 각각 응답하고 그 사이 7회나 수면까지 부상해왔다고 한다.
연구팀은 또 울음소리를 흘리는 시기를 바꾸면 트웨인도 응답하는 시기를 바꿨다고 보고했다. 다시 말해 연구팀이 트웨인 응답에서 30초 기다리며 울음소리를 흘리면 트웨인 역시 30초 가량 시간을 두고 답을 했다는 것이다. 이는 트웨인이 적당히 울음소리를 들려주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대화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던 걸 시사한다.
연구팀은 인간과 혹등고래가 혹등고래 언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외계 생명체를 탐색하는 세티 과학자가 이번 연구에 참가하는 건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송신한 신호를 검출, 해석하는데 있어 인간과 혹등고래간 커뮤니케이션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세티에 따르면 지구상에 서식하는 지성을 가진 동물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스템은 수신한 지구 외 생명체 신호에 적용하는 필터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현대 과학 기술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구 외 지적 생명체 탐색에 있어 중요한 가정은 지구 외 생명체는 지구와의 접촉에 관심을 가진 인간 수신기를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