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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 실용화는 아직 멀었다”

양자역학 법칙을 이용해 일반 컴퓨터보다 복잡한 계산을 고속 처리할 것으로 여겨지는 양자컴퓨터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 등 다양한 기업이 연구 개발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양자컴퓨터 실현에 대해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미래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소립자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중첩이나 양자 얽힘 같은 성질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에선 불가능한 처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양자컴퓨터는 재무 모델링이나 물류 최적화, 기계학습 가속화 등 다양한 현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 개발을 추진하는 IBM 같은 일부 기업은 양자컴퓨터가 불과 몇 년 만에 현실 세계 문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양자 컴퓨팅 기술에 대해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메타 AI 연구 책임자인 얀 르쿤(Yann LeCun)은 양자 컴퓨팅 기술에 대해 매력적인 과학적 주제지만 실제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생산될 가능성에 대해선 확신이 없다고 말한다. AWS 양자 하드웨어 책임자인 오스카 페인터(Oskar Painter)는 현재 양자컴퓨터 업계에선 엄청난 과대 광고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발이 낙관시되고 있다면서 어떤 걸 비현실적인 것과 선별하는 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날 양자컴퓨터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고 한다. 현재 개발되는 많은 양자컴퓨터는 노이즈가 있지만 몇 년에서 몇십 년 이내에 개발되는 중규모 양자컴퓨터 NISQ이며 일부 전문가는 에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많은 유용한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페인터는 이런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고 오류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실용적인 양자컴퓨터 실현을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더구나 페인터는 양자비트를 수천 개 탑재한 대규모 양자컴퓨터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술적 과제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개발을 위한 타임라인을 설정하는 건 어렵다며 하지만 개발에는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를 둘러싼 문제는 시간 뿐 아니라 성능 측면에도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양자컴퓨팅 부서 책임자인 마티아스 트로이어(Matthias Troyer)는 양자컴퓨터가 효과적인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수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제한적이라는 걸 시사했다.

트로이어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기술에 의해 기존 컴퓨터보다 지수함수적으로 고속화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애플리케이션에는 큰 수 인수분해나 의약품 설계나 유체역학 등 분야에서의 시뮬레이션이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응용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게 항상 잘 작동하지는 않으며 때론 전통적인 컴퓨터가 더 빠를 수 있다고 한다.

트로이어에 따르면 양자컴퓨터에선 복잡한 계산 처리를 많이 실시하기 때문에 동시에 양자비트 조작이 복잡해져 기존 컴퓨터가 실시하는 트랜지스터 전환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트로이어는 엔비디아 A100을 이용한 컴퓨터와 양자비트 1만 개를 탑재한 양자컴퓨터 성능 비교를 실시하는 논리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 성능을 초과하기 위해선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규모로 연구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게 밝혀졌다.

트로이어는 양자컴퓨터는 지수적으로 가속화된 소규모 데이터 문제에서만 진가를 발휘한다며 현재 양자컴퓨터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타트업 큐에라(QuEra) 최고 마케팅 책임자인 유발 보거(Yuval Boger)는 회사가 실시한 양자비트에 대한 연구를 자랑하면서도 일부 기업은 양자컴퓨팅 연구에서 AI 연구로 자원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양자컴퓨팅 과대 광고는 유능한 인재를 이 분야에 불러들이는데 성공했지만 양자컴퓨터가 전 세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건 현재 어렵다는 걸 알면 실망감이 생겨 이 분야 연구에서 떠나버린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제약 기업인 머크(Merck KGaA) 디지털 혁신 글로벌 책임자인 필립 하바흐(Philipp Harbach)는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에서 할 수 없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 양자컴퓨터는 새로운 경지를 열지 않고 기존 프로세스를 가속화하는데 사용된다고 말한다. 트로이어는 양자컴퓨터에 대한 회의적 견해가 늘어나는 이유로 이 분야 관심을 줄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연구자가 양자컴퓨팅에서 가장 유망한 애플리케이션에 개발 자원을 집중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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