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사이자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2위를 차지한 화웨이가 미국 정부 제재 조치로 5G 대응 하이엔드 칩셋 생산을 강제로 중단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리처드 유(Richard Yu Chengdong) 화웨이 CEO는 9월 15일부터 자사 하이엔드 칩셋인 기린 9000(Kirin 9000) 생산을 중단하게 된 사실을 기술 산업 포럼에서 밝혔다는 것. 그는 자사의 AI 탑재 칩셋인 기린 9000도 제조할 수 없다면서 이는 자사에 큰 손실이며 화웨이 스마트폰에 칩 공급이 줄어 올해 출하량은 2억 4,000대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국은 2020년 5월 화웨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정부 허가를 안 받고 미국 기술을 이용해 공급 업체가 화웨이 구성 요소를 제조하는 걸 금지했다. 화웨이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정보 통신 위험이 있는 외국 제품과의 거래를 금지한다는 대통령령에 따라 안드로이드 지원이 중지될 뿐 아니라 인텔과 퀄컴 등 칩 제조사 거래도 중단에 몰리고 있다.
따라서 화웨이는 자사 칩 생산을 적극 추진해왔지만 이 자사 칩 설계를 미국 기업 소프트웨어에 의존하고 있다. 또 화웨이 칩 제조를 맡은 TSMC도 미국 기업 장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규제로 화웨이는 칩 제조가 불가능하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또 TSMC는 2020년 7월 미국 정부 명령 준수를 위해 화웨이 신규 주문을 5월 이후 중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TSMC에 있어 화웨이 같은 대형 고객을 잃는 게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인프라와 5G 스마트폰, 고사양 컴퓨팅 제품에 대한 수요 덕에 회사 수익은 2020년 들어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고급 칩셋을 제조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기린 9000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웨이는 저렴한 스마트폰에 채택하는 미들레인지 기린 칩은 계속 제조할 수 있어 모든 스마트폰 생산 중단에 몰리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 퀄컴은 미국 정부에 화웨이 칩을 공급할 수 있도록 로비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퀌컴은 화웨이가 미디어텍이나 삼성 칩으로 전환하면 미국 기술 기업이 5G 시장에서 지배권을 잃을 수 있다고 정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