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쟁시장청 CMA가 11월 28일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다루는 어도비가 디지털 도구 업계 최대 경쟁자인 피그마(Figma)를 인수하면 시장 경쟁이 방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CMA 조사에 따르면 많은 영국 기업이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어 전문 제품 디자인 80%가 피그마를 사용한 것이었다고 한다. 한편 영국 중요 성장 산업인 디지털 디자인 업계는 어도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 이미지 편집, 일러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CMA는 어도비와 피그마간 거래는 제품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 기업 2개사를 연결해 영국 디지털 디장너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혁신과 발전을 위협한다고 잠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영국 디지털 디자인 시장은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1335 성장하는 등 디자인 분야 중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다. CMA 요청에 따라 조사를 실시한 독립 조사 그룹은 피그마가 어도비 경쟁 상대인 것이나 피그마가 가져오는 긴장감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개발을 촉진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뒤 어도비와 피그마가 제안한 협정은 선택 사항, 혁신성, 경쟁력 있는 신제품을 줄여 디지털 디자인 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U 당국도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한다는 견해를 제시하고 있으며 곧 소송을 일으킬 예정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CMA 발표에 대해 어도비 측은 자사는 CMA 조사 결과에 실망하고 있으며 이 거래에 대한 CMA 측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어도비와 피그마는 고객에게 큰 가치를 제공하며 이번 잠정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사실과 거래 이점에 대해 CMA와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CMA는 2023년 12월 19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을 제출하고 2024년 2월 25일까지 최종 견해를 정리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어도비가 인수 실현을 위한 타협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어도비가 EU 규제 당국 우려에 대처하기 위한 제안서 작성에 서두르고 있다는 것. 관계자에 따르면 첫 제안에는 피그마를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패키지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약속이나 피그마와 경쟁하는 제품인 어도비 XD를 매각할 가능성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어도비와 피그마 양사 임원과 변호사는 12월 8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비공개 공청회에 참석해 이 제안에 대해 EU 당국과 협의할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피그마 인수를 통해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EU와 영국 규제 당국의 엄격한 대응에 직면해 있다. 또 인수 저지로 움직일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규제 당국도 이 거래를 1년 이상에 걸쳐 조사하고 있다.
독점금지법 소송 담당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규제 당국은 과거 알파벳과 메타가 했던 유사 거래를 심사할 때 많은 양보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따라 지금까지보다 미래 혁신에 대한 악영향에 민감해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어도비가 규제 당국을 아군으로 삼는 게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 뿐 아니라 영국경쟁시장청이 마이크로소프트에 의한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구조적 수정안이 나올 때까지 인정하지 않았다는 걸 언급하며 이들은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EU와 수면 아래에서 협상한 뒤 어도비는 12월 말까지 반독점 부문에 공식 제안을 제출할 예정이며 EU는 2024년 2월 5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또 양사는 121월 중순 CMA와도 직접 면담해 인수를 심사하는 독립조사위원회에 제안을 실시하는 청문회를 실시한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