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수면 시간 확보가 좋다는 건 알지만 일정이 많으면 부득이하게 수면 시간을 줄여 수면 부족 상태로 계속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이런 수면 부족을 카페인 섭취나 낮잠으로 메울 수 있을까.
과학자는 오래 전부터 수면 부족이 주의력 유지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걸 알고 있었다. 예를 들어 컴퓨터 화면을 감시하고 빨간 점이 나타날 때마다 버튼을 누르는 간단한 주의 작업을 주면 수면 부족자는 빨간 점이 나타났다는 걸 깨닫는 능력이 떨어진다.
더 복잡한 태스크에 대한 수면 부족 영향을 조사한 2019년 연구에서 저녁에 다양한 인지 태스크를 실시한 피험자를 집으로 돌아가서 잔 그룹과 그대로 실험실에서 하룻밤 지낸 그룹으로 나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인지 작업을 실시하게 했다.
그 결과 수면 부족은 단순한 주의력 저하에 더해 절차형 태스크에 있어 더 많은 에러를 일으키는 걸 발견했다. 절차형 태스크란 일련의 순서를 건너뛰거나 반복하지 않고 차례로 실행하는 태스크를 말하며 레시피에 기재된 순서로 케이크를 굽는 것 같은 현실적 행동과 비슷하다. 만일 실수로 설탕을 2회 더하거나 계란을 넣는 걸 잊으면 정상적으로 케이크를 구울 수 없다.
이후 연구팀은 수면 부족자가 졸음을 깨기 위해 애용하는 커피나 에너지 음료에 포함된 카페인이 주의력과 절차형 태스크 실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수면이 부족한 피험자에게 카페인을 투여해 인지 작업을 실시하게 하는 실험 결과 카페인은 수면 부족자 주의력을 개선하고 잠든 사람과 동등한 퍼포먼스를 발휘시키는 걸 알 수 있었다. 또 밤새 잠든 피험자에게 카페인을 투여하면 더 능력이 향상됐기 때문에 카페인은 수면 부족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 주의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페인은 수면 부족자의 절차적 태스크 실행 능력을 향상시키지는 못했다. 이는 수면 부족자가 카페인을 섭취하면 단순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정도는 발휘할 수 있지만 복잡한 태스크에서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없다는 걸 시사한다.
또 다른 연구에선 일시적 낮잠이 수면 부족 영향을 줄이는지 여부도 조사했다. 실험에선 카페인 효과를 조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피험자를 집에 돌아가서 자는 그룹과 그대로 실험실에서 밤새 있는 그룹으로 나눴다. 이어 실험 그룹을 잠자지 않은 그룹, 오전 4∼6시 30분 잠자는 그룹, 오전 4∼6까지 60분 잠자는 그룹으로 나눠 인지 작업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집으로 돌아가서 잔 피험자와 비교해 실험에서 머물렀던 피험자는 낮잠을 자도 주의력이나 절차형 태스크 퍼포먼스가 악화됐다. 또 잠자는 시간이 30분이었던 피험자 점수는 잠자지 않았던 피험자보다 낮아 효과도 없었다.
카페인은 각성 상태를 유지하고 주의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복잡한 사고가 필요한 일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잠을 취하면 기분은 좋아질지 모르지만 퍼포먼스 향상에는 연결되지 않는다. 결국 충분한 수면은 마음과 뇌에 있어 필수 불가결하며 수면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