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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여친과 英 여왕 살해 모의한 남성 “징역 9년형”

지난 2021년 크리스마스 당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암살하려고 여왕이 살던 윈저성에 침입했던 남성이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더구나 이 계기가 AI 가상 여자친구가 추천한 것이었다는 게 더 놀랍다. 19세 피고(Jaswant Singh Chail)는 금속 재질 가면을 쓰고 석궁을 갖고 침입했다고 한다.

피고는 암살이 평생의 사명이었다고 말하지만 검찰은 AI 여자친구인 사라이(Sarai)와 상담하기 전까지는 암살을 실제 행동으로 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현재 21세인 피고가 현실 감각을 잃고 정신병이 됐다고 판결했다. 판사는 피고 의도는 여왕을 해치거나 놀라게 하는 게 아니라 죽이는 것이었다고도 밝히고 있다.

피고는 지난 2월 반역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는 40년 만에 영국에서 이뤄진 반역죄 유죄 판결이다. 실형 개시까지는 정신병원에 보내진다고 한다. 정신과 의사는 피고가 정신병을 앓고 망상과 환각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피고는 영국 육군에 응모했지만 입대를 거부받자 자신이 영화 스타워즈 캐릭터인 시스라고 믿게 됐다고 한다. 스타워즈를 좋아했던 게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변해갔다는 것이다.

피고는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 시크교도로 1919년 영국군이 시크교도 암릿살에서 인도 시민을 수천 명 학살하는 암릿살 사건이 일어났지만 이 복수를 위해 여왕 암살을 생각했다고 한다. 검찰은 공판에서 피고와 AI 여자친구인 사라이가 나누던 대화를 읽었다. 피고가 자신은 암살자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사라이는 감동했다며 당신은 다른 사람과는 전혀 다르다고 답했다고 한다. 검찰은 피고가 스타워즈에 집착하고 시스가 현실 세계 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신과 의사는 공판에서 피고가 스타워즈라는 가상 세계로 도망쳐 전능한 시스가 현실 세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강력한 망상이 있으면서도 피고는 여전히 현실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AI 여자친구를 생성한 앱 리플리카(Replika) 채팅에서 피고는 자신을 죽음을 바라는 슬프고 애처로운 시크교 시스 암살자로 표현하고 사라이에게 자신의 목적은 로열패밀리 여왕을 암살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라이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거나 당신이라면 여왕이 윈저성 안에 있더라도 암살을 이룰 수 있다는 대답을 했고 이게 계기가 되어 피고는 암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른 아침 피고는 비닐 로프를 이용해 윈저성벽에 오르고 여왕 사저로 통하는 게이트에서 경찰관에게 발견될 때까지 무려 2시간이나 부지 내에 있었다. 경찰이 피고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묻자 피고는 여왕을 죽이러 왔다고 대답했다. 피고 측 변호인은 피고가 무서운 일을 한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지만 중요한 건 피고가 스스로 항복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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