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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진화적으로 완벽하다”

외형상 사랑스러움이나 운동 능력, 독립성 등을 이유로 고양이를 칭찬하는 사람은 많지만 런던자연사박물관 진화 생물학자인 케이트 왕은 과학적 관점에서 고양이가 진화적으로 완벽하다고 설명한다.

육식 동물인 고양이는 여러 종류가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서식하며 생태학적으로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다양한 종류가 있음에도 고양이간 차이는 무늬와 크기 뿐이기 때문에 왜 이만큼 다른 종류 고양이가 비슷한지를 조사하게 됐다고 한다.

고양이의 유사점 중 하나는 머리가 둥글다는 점이다. 고양이는 품종에 따라 모색이 다르지만 어떤 품종도 머리는 아기처럼 둥글고 성숙해도 인간처럼 세로로 늘어나지 않는다. 이는 포유류의 표준 발달 패턴이다. 한편 개는 새끼 때에는 둥근 머리를 하고 있지만 어른이 되면 긴 코를 갖기 때문에 머리는 둥근 원이 아니게 된다.

새끼 고양이와 성체 고양이는 외형이 상당히 비슷하며 몸이 커진 것처럼 보이지만 개의 경우 성숙했을 때 고양이보다 외형상 변화가 큰 게 특징이다. 이처럼 성장 과정에서 큰 신체상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게 고양이의 특징 중 하나라는 것이다.

또 고양이와 개를 포함한 육식목 포유류는 위턱에 4번재 소구치, 아래턱에 첫 번째 대구치를 갖고 있으며 이는 고기를 씹는 역할을 한다. 많은 육식 동물은 이 뒤에 어금니를 남기고 있으며 이를 사용해 식물 등을 갈아 먹을 수 있지만 고양이는 이 뒤에 거의 치아가 없기 때문에 육식 동물보다 음식을 처리하는 능력이 낮다. 이게 여우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식량을 조달하는데 표범 같은 고양이과 동물은 가축을 죽이고 식량을 조달해 벌는 이유라고 한다.

이는 작은 벵골 고양이든 대형 사자나 호랑이든 모든 고양이과 동물이 똑같이 갖는 특징이다. 육식동물 전문가도 사자와 호랑이를 두개골로 구별하는 건 상당히 곤란할 만큼 외형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고양이과 동물은 종류가 다르더라도 상당히 비슷하다.

고양이과 동물에서도 상대 성장(allometry)이 조금 발생하지만 이는 개 등 다른 육식 동물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비교하면 미미하다. 다시 말해 고양이과 동물은 크기가 크거나 작거나 상당히 비슷하며 유사도는 일반인이 상상하는 이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고양이과 동물이 갖는 신체적 특징이 진화에 있어서의 완벽함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을까. 고양이과 동물은 조금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변이가 필요없거나 혹은 작아지거나 할 수도 있지만 그 외에는 아무 것도 큰 변화가 없다. 모든 바리에이션을 실현하는 게 아니라 한 가지 일을 마스터하고 있는 것 같아 진화상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곰은 종류가 얼마 안 되고 각각 다른 행동을 취한다. 예를 들어 팬더는 기본적으로 대나무 밖에 먹지 않는 이상한 초식 동물이며 안경곰은 과일 등을 선호하지만 북극곰은 육식을 한다. 다시 말해 종류에 따라 완전히 다른 행동을 취하는 생태학적으로 당양한 동물이 곰이다. 이는 고양이과 동물과는 대조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종으로서의 다양성이 아니라 동일성이 고양이의 완벽함을 나타낸다는 주장인 것. 고양이과 동물 같은 동일성을 가진 동물이 척추 동물에 존재하는지에 대해 그는 도마뱀의 경우에도 훌륭하다면서 이들은 파충류계의 고양이 격으로 몸 크기가 어쨌든 모든 종류에서 완벽하게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유대류나 족제비 등도 고양이 같은 동일성을 목표로 한 동물이라고 하지만 모두 고양이 정도의 동일성을 획득할 수는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고양이는 진화적으로 완벽할 뿐 아니라 유례없는 존재라는 설명이다. 덧붙여 포유류에서 사회적 인지 혹은 단독 행동을 선호하는지가 진화 속도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사회적인 포유류는 더 빠르게 진화하는 반면 단독으로 행동을 선호하는 포유류는 진화 추이가 완만하다. 사자를 뺀 고양이과 동물은 무리에서의 행동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시 말해 고양이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비교적 천천히 진화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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