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은 거대한 항성이 자신의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할 수 있는 빛조차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초고밀도이고 대질량 천체라고 한다. 그런데 존스홉킨스대학 이론물리학 연구팀이 새롭게 발표한 논문에선 블랙홀이라고 생각되던 건 사실 블랙홀처럼 보이는 또 다른 존재일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거대한 별이 붕괴됐을 때 형성되는 블랙홀 존재를 예측했다. 당초는 존재가 의문시되던 블랙홀이지만 최근 관측 결과 등으로부터 블랙홀 존재는 많은 과학자에게 인정되고 있다. 2019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이 촬영됐고 2022년에는 지구와 같은 은하에 있는 블랙홀 이미지가 공개됐다.
하지만 블랙홀 존재를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뿌리 깊다. 주요 문제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선 블랙홀에 밀도와 중력이 무한대가 되는 중력의 특이점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우주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무한대 밀도를 갖는 특이점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점이다.
이 생각에 근거하면 실제로는 블랙홀이라는 천체는 존재하지 않지만 관측상은 블랙홀 같이 행동하고 있는 다른 천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블랙홀이나 중력 이론에 관련된 모순을 해결하는 이론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게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는 0차원 점이 아니며 실제로는 진동하는 1차원 현이라는 현 이론이다. 이런 현은 3차원 공간에서 진동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이론에선 양자 스케일로 콤팩트화된 다른 차원 존재가 예측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놀라울 정도로 작은 규모로 축소된 여분 차원 존재로 인해 위상 솔리톤(topological soliton)라는 시공간 구조 비틀림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위상 솔리톤은 시공 구조에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결함이며 존재하기 위해 물질이나 다른 힘도 필요 없다고 한다.
연구팀은 위상 솔리톤 근처를 통과하는 빛 거동을 조사한 결과 시공을 구부리는 위상 솔리톤은 블랙홀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빛에 영향을 미치고 빛은 위상 솔리톤 주위에서 구부러져 중심 부분이 어두운 그림자로 보인다는 걸 확인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관측된 블랙홀이라는 게 실제로는 위상 솔리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위상 솔리톤은 특이점이 아니기 때문에 빛이나 전자파도 빠져나갈 수 없는 사건의 지평선은 존재하지 않고 가까워져도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덧붙여 위상 솔리톤은 현 이론에 근거한 가설적 존재이며 현재 충분히 연구 가능할 정도로 지구에 가까운 블랙홀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위상 솔리톤과 블랙홀 관측상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현 이론 자체를 테스트할 길이 열릴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