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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 얼음 아래에도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여름이 되면 북극해 얼음 아래에는 끈적끈적한 녹색 물체가 숨어 있다. 조류 일종인 멜로시라 아티카(Melosira arctica)는 북극해 해빙 아래에 달라붙어 커튼처럼 매달려 있기 때문에 상공에선 볼 수 없다.

단세포 동물이 긴 실이나 덩어리처럼 형성되어 있는 이 조류는 극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멜로시라 아티카는 동물 플랑크톤 먹이가 되고 동물 플랑크톤은 물고기와 물개, 고래 등 모든 생물에게 영양원이 된다. 저생생물도 해저에 가라앉은 조류로부터 영양을 얻는다.

한 조사에선 2012년 북극권에서 1차 생산량 45%를 멜로시라 아티카가 차지했다고 한다. 직간접적으로 조류는 생태계 저변을 지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학술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극지 얼음 아래까지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흩어져 있다고 한다.

연구팀이 채집한 멜로시라 아티카 샘플 중에는 놀라울 만큼 고농도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남극 대륙에서도 발견된다.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 장소를 찾는 게 어렵다고 할 정도다.

연구에 따르면 멜로시라 아티카에서 채취한 12개 샘플 모두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발견된 플라스틱 조각 400개를 부피로 환산하면 멜로시라 아티카 입방미터당 3만 1,000개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존재한다. 이 수치는 주위 해수로부터 검출된 농도 10배 이상에 상당한다고 한다. 조류와 조류에 의존하는 생태계는 물론 기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프레이트베게너극지해양연구소 측은 어디에나 있는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해빙 아래에서 발견됐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한다. 더 놀라운 건 멜로시라 아티카에 이렇게 많은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부착되어 있었고 농도가 주위 해수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다.

또 멜로시라 아티카가 매달려 있는 해빙에도 이미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들어가 있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장소에 따라선 1입방미터당 최대 수백만 개 입자가 확인되고 있다. 해빙 동결과 융해 사이클에 따라 해수와 상공으로부터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받아들여 버린다. 그 결과 해빙 오염 물질이 조류에 도달해버리는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봄이 되어 해빙이 풀릴 때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얼음에 매달려 있는 멜로시라 아티카의 끈적끈적한 표면에 부착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또 조류는 해빙과 함께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수집하며 해류를 타고 이동해 가는 것이다.

생물학자 연구에 따르면 북극 생태계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 농도가 가장 높은 건 해저 퇴적물이다. 앞서 설명한 사이클에 따라 멜로시라 아티카에 갇힌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해저에 가라앉고 있다고 보면 맞아떨어질 수 있다. 다시 말해 큰 조류에 부착된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가중치로 해저에 가라앉고 나머지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그대로 계속 부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이크로 플라스틱 오염은 조류 자신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조류 실험에서 마이크로 플라스틱은 광합성을 방해하고 조류 세포에 손상을 입혔다는 게 밝혀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다른 다양한 조류에서 같은 일이 얼마나 널리 일어나는지 해빙 조류에도 영향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하며 마이크로 플라스틱 영향은 종에 따라 크게 다르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으로 덮여 조류를 광합성할 수 없게 되면 탄소 흡수와 격리도 할 수 없게 되어 기후 변화를 늦추기 어려워질 수 있다. 스케일이 작더라도 북극권에 현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먹이사슬 기초가 되는 조류가 먹는 생물은 거의 확실하게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체내에 섭취하고 있다. 현재는 아직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지만 초기 연구에선 인간이나 야생 생물에게도 좋지 않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이런 우려에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도 있다. 마이크로 플라스틱이 먹이 사슬을 어떻게 이동시키고 마이크로 플라스틱을 섭취한 유기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기 위해선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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