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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제조 중단 화학물질이 심해에?

한때 가전 제품에 사용됐던 유해 화학물질이 제조 중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해저를 더럽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8년 남미 해안 아타카마 해구 바닥을 탐색했다. 당시 가져온 퇴적물 코어를 분석한 결과 PCB 화학물질이라는 유해 물질을 검출했다는 것.

샘플은 해구를 따라 5개 지점에서 채취됐지만 모두 수심 2,500m에서 8,000m라는 심해에 해당하는 장소다. 논문에선 50층에 걸친 퇴적물층 모두에서 PCB를 발견했다고 밝히고 있다.

PCB는 과거 전기 제품이나 건축 재료에 널리 사용되던 합성 화학물질이다.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에 따르면 인체에 대한 침투 경로는 2가지로 생각된다. 하나는 PCB를 포함한 동물과 식물을 먹는 것. 다른 하나는 오염된 토양 부근에 위치한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것으로 PCB에 노출되기도 한다고 한다.

PCB는 200개 이상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197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전 세계에서 제조가 금지됐다. 후속 연구에서 PCB는 면역계와 호르몬 착란 같은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PCB 중에는 자연스럽게 분해되는 것도 있지만 환경이나 화학적 조성에 따라선 오랫동안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도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제조 금지 30년이 지난 현재도 해저 퇴적물에서 PCB가 발견된 것이다.

덴마크대학 하달연구센터 연구팀은 아타카마 해구에서 검출된 PCB 양이 극단적으로 많지는 않다며 발트해 같은 수역에선 300배 농도로 발견되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되는 건 발견된 장소. 샘플 농도 자체는 수치로만 보면 그다지 높지 않지만 어쨌든 발견 장소가 심해 해구이기 때문에 이런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 역시 이런 곳에서 오염 물질이 발견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PCB 화학 물질이 물에서 분해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화학물질은 유기물과 결합해 결국 해저에 가라앉는다. 이게 쌓인 결과 해구에 유해 물질이 축적되어 버린다. 샘해 해구 오염 물질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해중 오염 물질 농도를 분석해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연구에선 심해 동물이 PCB를 섭취하고 있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오염이 퍼지는 방법과 해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심해 해구 미생물이 어떻게 오염 물질을 분해하고 있는지도 확인해나갈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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