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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읽을 수 있는 건…

읽고 쓰기와 민첩한 손 등 인간 능력이 다른 동물과 다른 면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책 읽는 능력은 가장 이질적인 것으로 근저에 있는 신경 메커니즘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읽고 쓰는 시스템이 개발된지 수천 년 동안 어떻게 뇌가 독서에 특화된 영역을 진화시켰는지 MIT 신경학 연구팀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독서 능력이 있는 성인은 다양한 글꼴과 크기, 필기가 무너진 문자라도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는 맞춤법(orthography) 처리라는 시각 인식 능력이 있다. 이게 독서 능력을 창출하는 것이지만 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뇌 영역에 대해 일부 과학자는 리사이클 가설을 제창하고 있다. 이는 물체 인식에 특화된 시각계 일부 등이 읽기에서 중요한 요소인 맞춤법 처리 그러니까 문자나 단어를 인식하는 능력 때문에 전용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MIT 뇌와 인지과학 부문 연구팀이 2020년 8월 발표한 연구는 이 재활용 가설에 대해 지지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이 연구는 시각 처리 신경 메커니즘에 대해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이해와 중요한 영장류 행동 그러니까 독서 능력 사이 잠재적 연결을 열었다고 말한다.

연구에선 기능적 자기공명이미지 fMRI 연구라는 방법에 의해 기술된 단어를 뇌가 처리할 때 기능하는 시각 단어 형식 영역, VWFA라고 불리는 영역을 특정했다. VWFA는 혼란스러운 문자 그룹에서 단어를 추출하거나 문자 연결에서 단어를 인식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IT 피질이라는 영역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인간이 읽는 법을 배우면 IT 피질 일부가 기술된 단어를 인식하기 위해 특수 발달을 보인다는 게 이전부터 발견됐다며 하지만 개별 뉴런 수준에서 어떤 영역이 얼마나 재사용되는지 테스트하기 위해선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연구자는 영장류 뇌에는 원래 텍스트를 처리하는 소인이 있어 이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고 하면 인간 이외 영장류가 문자를 봤을 때 신경 활동에도 이 소인이 반응하는 패턴을 찾을 수 있다고 가설을 세웠다.

연구자는 원숭이 앞에 문자가 쓰인 화면을 깜박이게 표시하고 원숭이 신경 활동 패턴을 간단한 컴퓨터 모델에 입력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원숭이는 실제로 문자열에서 단어를 예측하는 작업을 수행하지는 않지만 모델이 신경 데이터를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대역으로 작동한다는 것. 결과적으로 동물 신경 활동에서 얻은 모델은 단어와 비단어를 구별하거나 단어 문자열에 특정 문자가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등 독서와 관련한 맞춤법 처리 작업을 70% 정확도로 완료했다.

결론적으로 IT 피질은 독서에 필요한 기술을 위해 전용하는데 적합하다는 게 논문은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읽고 쓰기에 의해 뇌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건 아니며 뇌에 원래부터 갖춰져 있는 기능 일부가 대체하고 있다고 보인다. 따라서 의미 없는 단어와 의미 있는 단어를 구별하거나 단어에서 특정 문자를 검색하는 것과 같은 독서 능력 관련 작업은 읽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 이외 영장류조차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프랑스 인지 심리학 연구팀에 의해 게재된 연구에선 원숭이가 단어와 비단어를 구별하는 걸 배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자는 또 단어 구별과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동물을 훈련시킨 뒤 신경 활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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