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이 자동차 사고 위험을 높이는 건 대다수가 알고 있지만 수면 부족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도 위험하다. 호주 센트럴퀸즐랜드대학 연구팀은 과거 24시간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상태에서 운전하는 건 음주 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호주자동차협회가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모든 자동차 사고 중 20%는 과로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음주 운전으로 인한 사고는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피로로 인한 사고 건수는 그다지 줄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음주 운전에 의한 사고 건수가 줄어든 이유로 음주운전은 위험하다는 공교육에 다량 투자가 이뤄진 점, 운전자가 얼마나 술을 마시면 운전해선 안 되는지 판별하는 기준이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 거리에서 음주 운전 적발 캠페인 등을 포함한 강력한 전략이 취해진 것, 음주 운전에 의한 사고로 엄벌이 내려지는 재판 결과가 널리 공표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또 운전자는 실제로 운전할 수 있는 능력에 관계없이 일정 기준값을 초과하면 음주 운전으로 간주된다. 호주에선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를 초과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음주 운전에 있어 혈중 알코올 농도와 마찬가지로 운전자가 피로 때문에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실험이나 필드워크에 기초한 61건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4시간 수면 시간이 4∼5시간인 경우 자동차 사고 위험이 2배가 되는 게 판명됐다. 이는 운전자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인 경우 자동차 사고 위험과 같은 수준으로 수면 부족이 음주 운전에 필적할 만큼 사고 위험을 높인다는 걸 보여준다.
또 운전자가 자동차 사고를 일으킬 위험은 수면 시간이 줄어들 만큼 높아진다는 걸 알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야 수면 시간이 4시간 이하였을 경우 자동차 사고를 일으킬 위험은 최대 15배가 된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검토는 운전자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핸들을 잡기 전에 일정 수면 시간 확보를 의무화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만일 술취한 상태 위험에 맞춘다면 운전 전 최소 4∼5시간 수면을 요구하는 걸 검토해도 좋을지 모른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알코올 섭취가 거의 자유로운 개인 선택에 맡겨지는 것에 비해 수면 시간은 교체 근무나 수면 장애 등 개인 선택으로 바꾸기 어려운 요인이 관여하는 경우도 많다. 법률을 고려할 때 이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수면 시간과 이에 기초한 운전자 피로도를 체크하는 측정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호주에서 피로한 운전자 운전을 규제하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멤버나 교통안전 이해관계자와 협의하고 있다. 예비조사결과에선 피로한 상태에서 운전을 피하는 공교육이나 지침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운전 전 수면 시간을 법률로 정하는 건 아직 아닐 수 있지만 지난 24시간 수면 시간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며 만일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면 운전을 삼가는 게 좋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