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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수소를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효소 분리 성공

지구 토양에 서식하는 일부 세균은 그 밖에 영양원이 없을 때 공기에 포함되어 있는 미량 수소를 분해해 전자를 에너지로 꺼내고 있다. 호주 모나시대학 연구팀은 수소를 분해하는 효소를 박테리아로부터 분리하고 실제로 공기 중 수소를 직접 전류로 변환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고했다.

토양 세균 중에는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종류가 존재하고 있으며 놀랍게도 세균은 연간 7,000만 톤 수소를 공기 중에서 제거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방선균 일종(Mycobacterium smegmatis) 유전자를 해석하고 수소를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변환하는 효소인 히드로게나제를 분리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수소는 양전하를 가진 양성자 2개가 전자 2개에 의해 결합되어 있으며 연구팀이 Huc로 명명한 이 세균의 히드로게나제는 이 결합을 절단해 양성자 2개를 분리해 전자를 방출한다. 수소 분해에 의해 방출된 자유전자는 세균 전자전달계로 흘러들어가 세포에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 이용된다고 한다. 전류는 자유전자 이동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는 Huc가 수소를 직접 전류로 변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기 중에 차지하는 수소 비율은 불과 0.00005%이며 이 정도 저농도로 존재하는 수소를 소비하는 건 알려진 촉매에선 곤란했다고 한다. 더구나 대기 중 풍부하게 존재하는 산소도 수소를 소비하는 많은 촉매 활성을 방해해버린다고 한다.

Huc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먼저 균 유전자를 바꿔 Huc에 특정 화학 서열을 추가하고 균으로부터 Huc를 분리하는 작업에 임했다. 몇 년간 실험을 반복해 마침내 세씨 -80도에서 80도 범위에서 안정된 활성을 갖는 고품질 Huc 샘플을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분리된 Huc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Huc는 균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에서도 대기에 포함된 미량 수소를 직접 전류로 변환해 전기 회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Huc는 가스 농도를 측정하는 고감도 장치인 가스 크로마트그래프 질량 분석기로 검출할 수 없을 만큼 미량 수소를 소비하고 있었다며 또 Huc는 산소에 전혀 저해되지 않고 다른 수소 소비형 촉매에는 없는 특성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Huc가 천연 대기와 수소 연료로부터 지속적으로 전류를 생성하는 천연 전지처럼 기능하고 태양광 발전 대안으로 작고 지속 가능한 공기 발전 장치 개발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Huc를 이용한 천연 배터리는 공기 중 수소로부터 생성할 수 있는 에너지량은 결코 많지 않지만 생체 인증 모니터나 시계, LED, 단순한 컴퓨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인공적으로 제조한 수소 연료를 공급하면 더 큰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애플리케이션으로는 대기 중에 포함되는 미량 수소로부터 전류를 생성할 수 있는 Huc 특성을 살려 고정밀 생체 수소 검출 센서 응용도 전망되고 있다. 물론 이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실용화에는 Huc 생산 규모를 현재 밀리그램 단위에서 킬로그램 단위로 스케일업하는 등 몇 가지 기술적 과제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다시 말해 이 연구는 토양 박테리아가 어떻게 스스로를 먹이는지에 대한 기초적 발견이 생명 화학을 재검토하게 되는 걸 보여준다며 미래를 향한 기술 개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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