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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벌레 양식하는 英 의료 스타트업

파리 유충인 우지충에는 기분 나쁘다거나 불결하다는 인상이 많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우지벌레가 먹은 상처는 치유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기 전반에는 우지 벌레를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구더기 치료(Maggot therapy)가 북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20세기 중반에는 항생제 등장으로 구더기 치료가 쇠퇴했지만 최근에는 다시 구더기 치료가 각광받고 있으며 영국 웨일즈에 위치한 바이오몬드(BioMonde)라는 기업은 대량 의료용 우지벌레를 양식하고 있다.

중앙아메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일부 민족은 옛날부터 우지벌레가 낀 상처는 치유가 빠르다는 걸 이해하고 있으며 우지벌레를 이용한 치료를 실시해왔다. 서양 문명이 우지벌레 치료 효과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제1차세계대전 당시이며 1930년대말 미국과 캐나다에선 300개 병원이 우지벌레를 이용한 치료를 실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항생제 등장으로 구더기 치료는 쇠퇴했지만 최근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는 약제 내성균 우려가 높아지면서 다시 구더기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 NHS는 1995년 우지벌레를 이용한 치료를 허가한 것 외에 미국에서도 2004년 식품의약품국 FDA로부터 인가되고 있으며 현재 미국과 호주, 중국, 터키, 아프리카 각지에서 임상 등급 우지 벌레가 양식되고 있다. 한 구더기 치료 전문가는 이들은 하수나 쓰레기통에 있는 우지 벌레가 아니라 임상적으로 사육된 것이라며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우지 벌레는 불결하지 않다고 말한다.

바이오몬드는 양식된 무균 우지 벌레를 티백 정도 가방에 넣고 의료기관에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의사는 환자 상처에 작은 주머니를 놓고 4일 가량 남겨두고 우지 벌레는 작은 주머니를 통해 상처를 치료하고 파리가 되기 전 환자 몸에서 제거되는 메커니즘이다.

상처에 접하는 우지 벌레는 죽은 조직을 액체로 분해하는 화학물질을 방출하고 액상이 된 조직을 삼키는 것 외에 유해 세균도 함께 섭취해 소화한다. 상처에 놓이기 전 우지 벌레는 쌀알 정도 크기지만 치료 중에는 10∼12mm로 성장한다. 덧붙여 우지 벌레는 치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환자 몸이 물리적으로 다치는 건 아니며 살아있는 조직을 먹을 수는 없다.

바이오몬드 측 관계자는 사람들은 우지 벌레를 사용한 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고 충격을 받는다며 얼마나 깨끗해졌는지 보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몬드는 페이스 마스크 등을 착용한 전문 스탭만 들어간 클린룸에서 2만 4,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사육용 케이스가 여성용 스타킹으로 덮여 있는 건 복잡한 환기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보다 스타킹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으로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파리는 일주일에 2회 정도 추세로 산란을 실시해 스탭이 알을 소독, 세정해 무균화하고 있는 것 외에 전용 캐비닛에 부화한 유충도 다시 소독한다. 마지막으로 피펫으로 유충을 들고 폴리에스테르 재질 파우치에 투입하고 밀봉, 튜브에 넣은 상태로 처방전에 근거해 발송한다.

구더기 치료가 사용되는 경우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상처가 있다. 당뇨병 환자는 상처가 장기간에 걸쳐 치유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개선되지 않으면 절단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일부 환자와 간호사는 우지 벌레를 이용한 치료에 혐오감을 느낀다. 덧붙여 우지 벌레가 움직이는 것으로 간질을 기억하는 사람 외에 때론 우지 벌레 분비물로부터 곰팡이 냄새, 암모니아 냄새를 느낄 수도 있다지만 원래 상처 자체가 악취를 발하는 일도 있다는 지적이다.

바이오몬드는 연간 250개 의료기관에 5,000건 이상 치료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 다른 지역에서도 1만 5,000건 치료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작은 가방 1개 가격은 일반 수준이면 250파운드 정도로 고가다. 하지만 상처가 깨끗해지는 속도가 높아져 치료 기간이 크게 줄고 수술적으로 썩은 부분을 절제하는 수고나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때론 환자 사지를 절단 위기에서 구할 수도 있다.

연구팀은 우지 벌레가 분비하는 항균 분자를 합성해 감염증 치료약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구나 우지 벌레가 분비하는 화학물질이 치유 속도를 높이는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우지 벌레가 분비하는 호르몬이 인간에 의해 분비되는 분자와 우연히 유사하기 때문에 상처 치료가 빨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바이오몬드는 또 우지 벌레를 사용하지 않고 구더기 치료의 유익한 효과를 제공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 중으로 안과나 치과 치료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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