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구는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인간과 같은 정밀도로 그림을 그리거나 문장을 쓰는 모델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사전에 인간이 준 데이터세트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짜고 그대로 처리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독자적 지성을 가진 진정한 인공지능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런 진정한 인공지능을 위해선 행동유도성(affordance)이 필요하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자동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인간 같은 정밀도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좁은 범위에 한정한 알고리즘 처리 결과이며 실제 지성이 탄생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다양한 사물에 한 가지 AI 모델로 대처하려면 복수 기능을 접속,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계산 시스템인 범용 인공지능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탐구가 필요하다. AGI는 스스로 분석하거나 창조하고 실천할 수 있어 지성의 두드러진 특성을 나타낼 수 있다.
AGI는 인간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상황을 개선해야 하며 컨텍스트와 태스크에 따라 합리적으로 길을 선택하고 가치 있는 태스크와 관련한 컨텍스트를 많은 선택에서 골라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더 높은 수준에서 작업을 해결하려고 해도 현실 세계는 디지털 세계와 달리 불완전하고 모호하다. 혹은 모순되는 정보가 많아 인간조차 날마다 혼란스럽다.
연구팀은 AGI 연구에는 행동유도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행동유도성이란 환경이 동물이나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광장에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가 있는 걸 봤을 때 우리는 이건 앉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인식한다. 이 인식이 행동유도성이다.
만일 어둡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방에 있다면 인간은 먼저 가구에 부딪치면서 우연히 전기 스위치를 찾아내 방을 밝게 해 자신이 있던 장소를 보는 행동을 한다. 이 우연히 발견한 스위치로 방을 밝혀 자신이 있던 장소를 확인하는 행위는 추론도 귀납도 아니며 통찰에 해당한다. 수학자가 어려움을 일종의 흔들림으로부터 해결하는 것도 통찰이 된다.
이런 통찰력은 인간이 모호함과 모순에 대응하는 능력이며 창의성의 근원이기도 하다. AGI에 요구되는 건 주위 환경과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문제 해결을 이끌어내는 것이며 이 통찰력에는 행동유도성이 요구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예를 들어 AI 탑재 로봇이 어떤 물체를 손에 넣었을 때 이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두 사전에 리스트업해 학습하는 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고 알고리즘적으로 취급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주어진 것의 의미를 받아 응용할 수 있는 건 생물 뿐이라는 것이다. 현행 AI와 로봇공학 알고리즘 연구 프레임에선 행동유도성을 식별하고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AGI 개발은 불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논하고 있다. 연구팀은 행동유도성을 응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행동이 AGI에 필요하며 이 논의가 앞으로 AI 연구와 진화론 뿐 아니라 과학 철학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