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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이었는데…칩 재고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코로나19 유행, 암호 자산 채굴 수요 증가로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이 계속되고 있으며 반도체 부족은 2024년까지 계속된다는 인텔 CEO 발언이나 반도체를 주문한 뒤 실제로 납품될 때까지 리드타임이 20주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최근에는 반도체 부족 완화가 일어나는 동시에 소비자가 PC나 스마트폰 등 매입을 하면서 반도체 칩은 반대로 재고가 차는 공급 과잉이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2020년경부터 2년간 반도체는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일어날 만큼 초수요기부터 금리 상승이나 주식 시장 하락, 경기 후퇴 우려 등을 배경으로 소비자 전자기기 구매 의욕 감퇴에서 다시 급격한 과잉 공급 형태로 회복을 보고 있다. 그 결과 2022년 하반기에는 칩 재고가 다시 늘어 다양한 제품이 과잉 재고에 직면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칩 메이커는 수익성이 현저하게 저하되면서 회복을 위해 인원 삭감과 설비 투자 감소가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테크놀러지(Micron Technology)는 12월 월가 예측을 밑도는 저조한 수익 전망을 보이며 직원 10%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유로는 칩 재고 수준이 목표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SIG(Susquehanna International Group)가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유통 초기 부풀어 오른 칩 주문과 납품 사이 리드타임은 2022년 후반 몇 개월 만에 단축되고 있다고 한다. 또 글로벌 금융기관 UBS 분석에선 보통 일수로 측정되는 칩 재고 수준이 지난 10영 이상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으며 칩 업계와 공급망 중앙값보다 40일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PC 제조사인 HP CEO는 소비자용 PC 재고는 앞으로 2분기에는 고정될 전망이라며 2022년 12월 투자자 이벤트에서 현재 소비자를 위한 대량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적극적인 가격 설정을 유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델 역시 자사에선 할인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재고 상황과 시장 상황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인텔 CEO인 팻 겔싱어는 지난 10월 실적 전망과 인력 삭감을 발표하면서 현재 좋은 소식을 찾는 건 어렵다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칩 제조사인 AMD 역시 재고 수준 상승에 대해 경고를 하고 리사 수 CEO는 출하 칩 수를 수요보다 적게 해 재고 과잉 상황에 대처하고 있으며 시장은 앞으로도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 역시 과잉 재고에 직면하고 있으며 새로운 고속 그래픽 칩 이익이 과잉 재고로 인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엔비디아 측 관계자는 2023년 1월말 재고 수준이 정상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격한 침체를 보이는 건 PC 출하 대수 뿐 아니라 스마트폰 판매도 침체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022년 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3개월 전에 내놓은 전망보다 낮췄다. 삼성과 애플에 탑재되는 칩을 공급하는 퀄컴도 2022년 매출 예측을 반복적으로 내리고 있으며 11월에는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이어져 칩 재고가 증가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퀄컴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2∼3분기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을 더하기도 했다.

현재 공급 과잉 상황에 있는 한편 칩 메이커 경영진은 칩 매출은 2030년까지 2배가 되어 전 세계에서 1조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장기적 수요 증가에 대비해 더 많은 공장을 건설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고 과잉을 탄식하는 게 아니라 방위 산업이나 데이터센터 등을 위한 칩을 제조하는 래티스세미컨덕터(Lattice Semiconductor) 측은 재고가 30% 가까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긍정적 자세를 보인다. 자사 제품은 15년에서 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며 이런 제품이 진부하게 될 위험이 낮으며 재고를 많이 보유하는 건 재고 부족이 되는 것보다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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