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일과 사생활 양립을 추구하는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중시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개중에는 일은 일절 하고 싶지 않고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아니라 노워크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영국 데몬트포트대학 심리학 연구자는 많은 사람이 전혀 노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어느 정도 노동을 하는 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유를 설명해 눈길을 끈다.
새로운 코로나19 유행은 노동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켰고 많은 사람이 자신의 삶에 대한 일은 뭔지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선 대퇴직(Great Resignation)이라고 불리는 노동자 대량 이직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 인생에 있어 일 비중을 줄이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고 실감하게 됐다.
실제로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 후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이 점을 고려하면 반드시 일을 하지 않는 게 인생의 행복이라고 말할 수 없고 단순히 노동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이상적인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되는 건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완벽한 워크라이프 밸런스는 반드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하는지 문제가 아니라 왜 일하는지에 대한 문제라는 주장이다. 일은 일관되게 우리의 행복과 적극적으로 관련되어 있으며 정체성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일은 정체성에도 관련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피험자에게 실험 시작까지 15분간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 혹은 실험에 참가하기 위해 15분간 다른 회장까지 걷기라는 2가지 옵션을 제시한 실험에선 부득이한 이유가 있는지 보상을 제시받은 치험자 이외 거의 전원이 편한 15분간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 실험에선 15분간 걸어온 피험자는 15분간 기다렸던 피험자보다 훨씬 행복해진 게 판명됐다. 다시 말해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바쁜 상태는 본인이 편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도 행복도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됐다는 것이다.
일과 노력이 행복에 기여한다는 생각은 유다이모닉(eudaimonic happiness)이라는 심리학적 개념과 관련되어 있다. 유다이모닉은 사람들이 역할을 하고 잠재력을 실현해 얻을 수 있는 행복을 가리키는 말로 일이나 노력 같은 요소는 유다이모닉 중심이기 때문에 때론 가혹한 작업이 만족감과 자부심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또 2021년 연구에선 사람들의 행복도가 자유시간이 많아지면서 상승세가 있었지만 하루 5시간이 넘으면 저하되기 시작하는 게 확인됐다. 이 결과는 일부 사람이 여가 시간 동안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취미에 몰두하거나 이미 본업이 있는데 다른 부업을 시작해 보거나 어떤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걸 선호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국가에 거주하는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연구에선 절반 이상이 고통 받지 않는 쾌락적인 행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4분의 1 정도는 유다이모닉 행복에 근거한 의미있는 생활을 선호했고 10∼15%는 다양한 체험을 추구하고 싶다는 게 밝혀졌다. 행복과 삶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생각하고 어떤 행복을 추구하고 싶은지 아는 게 최적의 직업 생활 균형을 찾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