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기술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독자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구축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오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 구축은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점을 마이크로소프트나 오토매틱 등에서 일한 전문가가 해설해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7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주로 중국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관련 제품 수출 관리 규칙을 강화하는 임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이 AI 등을 구사해 무기 개발이나 암호 해독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근거한 것으로 이미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SMIC는 대만 TSMC 칩에 필적하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SMIC 같은 파운드리가 있다고 해서 중국 내에서 전 세계 반도체 산업 축소판을 만들어낼 수 있냐고 하면 상당히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는 견해다. SMIC가 TSMC 역할을 대행했더라도 그 외에 반도체 노광 장치 제조사인 ASML, 반도체 제조 장치 제조사(Lam Research, Applied Materials) 등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 또 지난 10년 이상 해외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으로 얻었던 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된다.
물론 중국에는 크게 3가지 어드밴티지가 있다. 첫째는 새로운 길을 여는 것보다 이미 한 길을 따라가기 때문에 더 쉽다는 것.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EUV 장치는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 장치 제조사인 ASML이 거의 독점하고 있으며 중국에선 제조하지 않고 수입도 제한되고 있다. 다만 EUV 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둘째는 이미 기술 공유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SMIC는 ASML 노광기를 이용해 7nm 칩 제조에 성공하고 있으며 SEEE(Shanghai Micro Electronics Equipment)는 독자 노광기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수율에는 어려움이 있다.
셋째 자금이 얼마든지 있으며 실현을 향한 동기 부여도 무한하다는 것이다. 돈이 만능도 아니고 단순히 돈만 들인다고 해서 고속 칩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군사 용도로 이용하는 칩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다소 수율 문제가 있더라도 무방할 수 있다.
덧붙여 중국에선 낡은 기술로 더 기본적인 칩 제조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 결과 저가 칩에선 전 세계 점유율 9%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45nm가 넘는 칩에선 35% 이상, 28∼45nm 칩에선 30%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칩은 업계에서 여전히 전체 양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이런 반도체 산업을 잘 구축할 수 있다면 대만 제조사인 TSMC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표적으로 삼을 동기가 높아진다. 이 전문가는 현재 중국과 미국 사이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 우려 수준은 높아졌다고 말한다.
덧붙여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를 아시아권에 맡기는 걸 안보상 위험으로 파악하고 정부가 다량 보조금을 지원해 해당 산업의 자국 내 회귀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실현을 위한 엔지니어가 부족하다. 또 TSMC 역시 칩 소형화에 임하는 등 가만히 있는 상태도 아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