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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사이에서 퍼지는 조용한 은퇴가 주는 장점?

코로나19 유행과 원격 작업 보급은 노동자에게 일과 사생활 관계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가져왔다. 그 결과 미국에선 대량 퇴직(Great Resignation)이라고 불리는 퇴직자 증가가 발생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경 태어난 Z세대 젊은층 사이에선 아직까지 퇴직하지는 않지만 일에 대한 헌신도를 낮추는 조용한 사직 혹은 은퇴(Quiet quitting)이라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조용한 은퇴는 실제로는 허슬 문화에 대한 거절에 가까운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허슬 문화는 자신의 성장을 목표로 일에 강한 열의를 내서 때론 개인을 희생하면서까지 주어진 요건 이상 일을 해내려는 자세다. 미국에선 오랜 세월 허슬 문화가 일에 대한 규범이 되어 왔지만 Z세대에선 상승 지향을 포기하고 요건 이상 일을 해내지 않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예전부터 허슬 문화에 편승하지 않는 노동자는 존재했지만 새롭게 조용한 은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으로 틱톡 등 SNS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 틱톡 크리에이터는 조용한 은퇴에 대한 설명에서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일을 하는 걸 그만두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용한 은퇴가 호소하는 중요한 메시지는 우리 모두가 일과 삶간 균형을 잡을 만한 존재이며 일이 모든 걸 지배하고 스트레스를 주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이보다 자신의 생활이나 취미를 우선해 소중한 걸 더 많이 기르는 방향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편 조용한 은퇴는 일 대처 방법이나 자세를 바꾸는 것이지만 결코 근무 시간 중에 게을리하는 건 아니라고 주장한다. 조용한 은퇴 운동이 강화하는 본질적인 점은 자신의 일을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딜로이트가 2022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청소년은 고용주를 선택할 때 우선 사항으로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꼽고 있으며 45%가 직장에서 번아웃 증후군을 느끼고 있으며 40%가 2년 이내에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부터 조용한 은퇴 같은 콘셉트는 있었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이런 경향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부 관리직과 경영자는 조용한 은퇴 유행을 경계하고 있으며 직원이 게을리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조용한 은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노동자 본인 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 연구는 작업 생활 균형이 다양한 직업에서 정신 건강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며 조용한 은퇴로 생활 균형이 회복되면 정신 건강도 안정화될 수 있다.

또 일=인생이라는 가치관을 버리는 것으로 자존심을 일로부터 분리할 수도 있다. 자존심에서 일이 차지하는 게 큰 사람은 승진이나 표창 등으로 성과가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로 실패하면 자신의 내면에도 데미지를 입어 버린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해서 이를 만회하려 하지만 과로와 자존심 저하라는 악순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zaidleppelin On quiet quitting #workreform ♬ original sound – ruby

균형을 잃으면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일에 대한 의욕과 에너지가 손실되는 번아웃 증후군으로 이어져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건강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이 되어 버린 직원은 일을 쉬거나 업무 능력이 대폭 저하되거나 그만 두게 된다. 이는 본인 뿐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큰 데미지이며 2022년 조사에선 영국에서만 연간 7억 파운드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조용한 은퇴를 선택해 일과 생활 균형을 재조정하고 번아웃 증후군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건 직원 뿐 아니라 고용주에게도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워크라이프 밸런스 개선으로 행복감이 증가하면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어 직장에서 인간관계에도 좋은 영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조용한 은퇴로 인한 워크라이프 밸런스 개선은 대량 퇴직으로부터도 해방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람들은 과로와 번아웃 증후군을 거부하고 균형과 기쁨을 선택하고 더 나은 일과 삶의 균형을 장려하면 노동자에게 이들이 평가되고 있다는 걸 알리고 참여와 생산성,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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