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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종이 속에 숨겨진 수학적인 아름다움

종이 사이즈라고 하면 A4나 A3, B1, B2 같은 표기를 떠올릴 것이다. 복사 용지나 노트 사이즈에 이용하는 이 표기는 종이 치수를 규정하는 국제 규격 ISO 216에 의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미국 등 일부 국가를 뺀 거의 모든 국가나 지역에서 채용되고 있다. 도대체 왜 A4 사이즈가 널리 사용되고 있을까.

많은 사람이 학업이나 일 등 다양한 장면에서 A4 사이즈 종이나 노트에 접해 왔을 것이다. 실제로 정확한 치수를 측정한 적이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지 모른다. A4 사이즈 종이는 긴 변이 297mm, 짧은 변이 210mm다. 210mm는 그렇더라도 297mm라는 숫자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왜 300mm도 아니고 297mm일까.

하지만 이 ISo 216에 따라 결정된 크기 종이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이는 반으로 접거나 같은 종횡비로 한 번에 작은 크기가 된다는 점이다. A4 사이즈 종이를 반으로 접으면 148×210mm인 A5 사이즈가 되며 반대로 A4 사이즈를 2장 연결하면 297×420mm인 A3 사이즈가 된다. A1, A2, A3, A4 같은 종이는 모두 같은 종횡비지만 만일 A4 사이즈가 깔끔하게 300×200mm였다면 반으로 접으면 종횡비는 바뀌어 버린다.

절반으로 자르면 같은 종횡비로 1회 작은 크기가 된다는 건 A1 사이즈 종이 1장에서 A2 사이즈 종이 2매를 만들거나 A4 사이즈 종이를 8매 만드는 등 전혀 낭비가 나오지 않게 된다. 또 뭔가 인쇄하거나 복사할 때에도 A3 사이즈 종이에 2면을 나란히 인쇄하고 나중에 반으로 자르고 A4 사이즈 인쇄물 2장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 한편 북미 등에서 일반적인 레터 사이즈 그러니까 215.9×279.4mm에선 이게 안 된다.

A4 사이즈 종이가 이런 크기가 된 건 우연이 아니다. 반으로 자르더라도 종횡비가 같은 종이가 된다는 아이디어는 적어도 1786년 독일 학자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리히텐베르크(Georg Christoph Lichtenberg)가 기록한 서한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이전부터 수학 문제로 존재했을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는 것. 20세기 초 이 아이디어가 세계적으로 표준화되어 현재는 ISO 216으로 정해져 있다.

A4나 B3 등 종이 종횡비는 장면:단변=√2:1이 되어 이게 유일하게 반으로 자르더라도 종횡비가 같아지는 조건을 만족하는 비율이다. √2는 정수비로 표현할 수 없는 무리수이므로 실제로는 근사치가 이용되고 있다.

또 A0 사이즈인 1189×841mm는 면적이 1m2가 되도록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A4 크기 면적은 1m2보다 16분의 1인 625m2로 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종이 무게에 대해서도 어느 한쪽 사이즈 무게를 알고 있으면 간단하게 다른 사이즈 무게를 산출하는 게 가능하다.

누군가가 과거 수학을 해준 덕에 현대인은 편리한 걸 손에 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학을 잘 이해하는 이들에게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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