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100도에서 기체 수증기가 되고 0도에서 고체얼음으로 상전이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0도 이하로 내려가도 얼음이 되지 않는 과냉각수나 특수 액체인 비정질 얼음 등 다양한 상태가 확인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학과 이탈리아 로마사피엔차대학 연구팀이 비정질 얼음 2개 상태를 구별하는 특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밝혔다.
비정질 얼음은 액체 물을 급속 냉동하거나 수증기를 기반으로 증착해 만들어지는 비결정 물질로 2017년 연구에서 고체가 아닌 액체로 확인됐다. 지구상에선 거의 확인되지 않는 비정질 얼음이지만 초저온 영역이 존재하는 우주 공간에서는 비교적 용이하게 생성된다고 한다.
이런 비정질 얼음에는 고밀도 비정질 얼음 HDA와 저밀도 비정질 얼음 LDA 2종류가 존재하기 때문에 초저온 상태에선 2종류 물이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과냉각 상태 비정질 얼음은 곧바로 얼음으로 상전이해버리기 때문에 그다지 자세한 건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연구팀은 비정질 얼음 2가지 상태를 현미경 수준으로 구별하는 특징을 조사하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한 연구를 실시했다. 시뮬레이션 중 분자가 극미세한 입자가 되어 매체 중 분산되는 콜로이드 상태에 있는 물 모델과 널리 사용되는 2종류 물 분자 모델을 이용했다. 콜로이드는 크기가 비교적 크기 때문에 움직임이 느리고 훨씬 작은 원자, 분자 스케일에서 발생하는 물리 현상 연구에 자주 사용된다.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HDA 중 물 분자는 프레첼 같은 형상 클로버 매듭이나 2개 고리가 쇄상이 된 홉 링크 등 복잡한 배치를 형성하고 얽혀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반면 LDA는 대부분 단순한 고리를 형성하고 얽혀 있지 않다고 보고했다.
한 전문가는 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연구는 같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물질 중 다른 액상이 존재하는 기초가 되는 토폴로지를 밝힌 것으로 평가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