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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가 유튜브에 공개한 ‘블랙홀의 소리’

우주는 대부분이 진공이며 음파가 전해지는 매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우주 공간에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소리가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대량 가스가 포함되는 은하단에선 수천 개 은하를 감싸는 가스를 매체로 음파가 전해진다. 2003년 페르세우스 은하단 블랙홀에서 음파가 관측된 이후 이 블랙홀은 소리와 관련해 연구가 이뤄졌다. 원래 인간 가청 영역을 크게 넘은 이 블랙홀의 소리를 가청화한 음성 데이터를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유튜브에 공개했다.

2022년 5월 2일부터 6일까지 열린 나사 블랙홀 위크에서 공개된 영상으로 CXO라는 X선 망원경 탑재 인공위성에 의해 촬영된 페르세우스 자리 초대 질량 블랙홀 데이터다. 블랙홀 중심에서 전송된 압력파는 고온 가스에 파문을 일으키고 이를 소리로 변환했다. 이 소리는 10옥타브 정도라고 불리는 인간 가청 영역 중앙부보다 57옥타브 낮고 사람 귀로는 들을 수 없다. 따라서 CXO에서 추출한 음파를 실제 피치보다 57∼58옥타브 위로 스케일업해 재합성한 음성이다.

영상에선 중심으로부터 레이저광이 돌면서 소리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레이더에 의해 다양한 방향으로 방사된 음파를 듣고 있다는 걸 시각화한 것이다. 레이더 움직임에 따라 낮게 뾰족한 소리 같은 소리가 울리는 걸 알 수 있다.

페르세우스 은하단 외에도 2019년 4월 블랙홀 모습을 파악하기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이벤트 호라이즌 텔레스코프 EHT가 관측 이미지를 공개한 처녀자리 은하단 M87 블랙홀에서도 가청화한 음성이 나온 바 있다.

영상에선 위에서 보라색 선, 청색 선, 오렌지 선이 그려진 3층에 맞춰 음성이 나온다. 보라색은 CXO발 X선이며 파란색은 나사 허블우주망원경 빛, 오렌지색은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파 서브 밀리미터파 간섭계 관측 데이터를 나타낸다. 또 왼쪽 가장 밝은 부분이 블랙홀 관측 위치이며 여기에서 오른쪽 위로 제트가 뿜어내는 형태로 생성되어 있다. 이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스캔한 X선, 광, 전파 파장을 맵핑해 다른 범위에서 가청화한 게 영상 후반 음성이다.

블랙홀에서 전해지는 음파는 은하 사이를 떠도는 가스가 플라즈마를 통해 에너지를 수송할 때 가스를 가열하는 메커니즘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이 온도가 별을 형성하기 위한 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음파가 은하단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관측한 시각 데이터를 소리로 바꾸는 건 우주에 대한 수수께끼를 아는데 필요한 호기심을 채워줄 뿐 아니라 과학적 가치도 기대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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