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와 철도 소음은 마음을 혼란시킬 뿐 아니라 청력 상실을 일으키거나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최근 연구에선 소음이 심혈관계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소음이 신체에 초래하는 악영향에는 어떤 게 있을까.
소음에는 노출이 난청과 관련되어 있는 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비행기, 열차, 차량에 의한 교통 소음은 대기 오염에 이어 주요 생리적 스트레스 요인에도 자리잡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교통 소음을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과 연관시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역학자 마티아스 바스너(Mathias Basner)는 소음이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소음이 주는 위험을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추정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 중 3분의 1은 보통 70∼80dB 이상 건강에 해로운 수준 소음에 정기적으로 노출된다고 한다. 많은 연구는 이런 환경 소음에 대한 만성 노출을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시켜 리스크가 7% 높다는 연구 결과와 스위스 취리히 공항 근처 거주자는 야간 비행 소음에 노출된 뒤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소음이 신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구조를 보면 교통기관 소음이 인간 활동이나 수면, 커뮤니케이션을 저해해 기분을 고조시키고 인지나 감정적 반응을 일으킨다. 이어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해 관련 호르몬이 분비되며 이런 스트레스 반응은 혈액 화학적 성질을 변화시키고 혈관 내피 변화를 일으킨다고 한다.
구체적으론 소음이 뇌에 도달하면 소리를 잡는 청각야와 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을 잡는 편도체가 활성화된다. 소음이 커지면서 편도체는 무의식적으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반응을 활성화하고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이 체내로 방출되거나 혈압이 상승하거나 소화가 느려지거나 혈중 당분과 지방이 증가한다.
이런 반응은 혈중 유해 산화제나 세포 접착 분자라고 불리는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고 혈관 내피를 활성화시켜 염증이 생긴다. 그 결과 기능 부전에 빠진 혈관 내피는 고혈압이나 플라크 축적 같은 악영향을 미치고 비만이나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이런 일련의 반응이 발생하는 건 만성적인 소음에 노출됐을 뿐 아니라 인간이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선 야간 비행기 소음에 불과 며칠간 노출된 것만으로 혈관 내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게 확인됐다. 또 2019년 연구에선 건강한 피험자라도 야간에 열차 소음에 노출된 직후 혈관 기능 장애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
많은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는 한편 소음과 신체간 악영향에 있어서 인과 관계를 특정하는 건 어려운 과제이며 특정 소음에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도 연구를 곤란하게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세계보건기구 WHO 보고서에서 매년 서유럽에 거주하는 160만 명 이상이 교통 소음 때문에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없게 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교통 소음과 신체 피해에 관한 인식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교통 소음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대책을로는 창을 방음성이 높은 것을로 바꾸거나 방음성이 높은 커튼을 설치하거나 침실을 소음원으로부터 떨어진 장소로 옮기거나 여유가 있다면 이사를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또 간단한 방법으로는 야간에 귀마개를 착용하는 것도 유효하다고 한다. 물론 뉴욕 맨해튼에 거주하고 있다면 시끄러운 상태가 정상하기 때문에 잠시 동안 주변이 시끄러운지 깨닫지 못하겠지만 악영향이 없는 건 아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