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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모기업, 인스타그램 콘텐츠 옮겨와서 게재?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전직원이 이전에 바이트댄스가 운영하고 있던 숏폼 동영상 공유 플랫폼 플리파그램(Flipagram)에선 인스타그램이나 스냅챗 콘텐츠를 스크래핑해 마음대로 만든 가짜 계정으로 전재했었다고 증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내부 문서에는 스크래핑된 콘텐츠와 가짜 계정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포함되어 있다.

2013년 LA에서 설립된 플리파그램은 슬라이드쇼로 한 사진과 동영상을 음악으로 게시할 수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이다. 2017년 2월에는 바이트댄스에 의해 인수되고 이후에는 비고비디오(Vigo Video)라고 명칭을 바꾼 뒤 전개되어 2020년 6월 비고비디오 폐쇄가 발표됐다.

취재에 응한 익명 전직 플리파그램 직원 4명은 중국 엔지니어링 그룹이 인스타그램과 스냅챗 등 콘텐츠를 스크래핑하고 사용자에게 알림이나 동의 없이 플리파그램에 다시 올린다고 증언했다. 이들 중 1명은 이 프로젝트는 바이트댄스가 채택하고 있는 그로스해킹 중 하나라고 표현하고 있다. 문서에 따르면 최우선 국가에서 하루 1만 개 이상 동영상을 스크래핑하는 걸 목표로 세웠다고 한다.

전 직원은 언제부터 스크래핑이 시작됐는지 몰랐지만 내부 문서에선 스크래핑이 2017년 바이트댄스에 의해 인수된 직후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전 직원 2명은 스크래핑된 콘텐츠가 단순히 전재됐을 뿐 아니라 바이트댄스의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즘 포유(For You)에 미국 사용자 취향을 반영하는 교육도 사용됐다는 증언이 있다. 포유 알고리즘은 틱톡이나 중국판 틱톡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바이트댄쓰 측은 이에 대해 2017년 플리파그램을 인수한 뒤 비고를 단기간 운영한 건 바이트댄스 제품과는 관련이 없으며 또 플리파그램에선 현재 콘텐츠를 스크래핑하거나 다시 업로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부 문서에는 스크래핑된 콘텐츠와 가짜 계정에 대한 명시적 언급이 포함되어 있다. 그 중에는 가짜 계정을 이용해 다른 SNS에서 스크래핑한 동영상을 다시 올릴 목적으로 플랫폼에서 어떤 콘텐츠가 성공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지 테스트할 수 있으며 기존 사용자가 콘텐츠를 참고하는 등 인기 콘텐츠를 올리는 걸 설명하고 있다.

전 직원 중 3명과 내부 문서에 기재된 1명은 인스타그램을 스크래핑 소스 중 하나로 특정하고 있으며 적 직원 2명은 스냅챗과 뮤지클리(Music.ly)에서 스크래핑을 실시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물론 인스타그램과 플리파그램이 동영상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에서 스크래핑을 했겠냐는 의심도 있지만 다른 직원은 동영상 크기 조정이나 콘텐츠 워터마크를 삭제하는 것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웹에서 공개된 콘텐츠를 스크래핑하는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기업이 사용자용 이용 약관으로 스크래핑을 금지하는 예가 있으며 인스타그램과 스냅챗도 2017년부터 스크래핑은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이 스크래핑을 수행하는 기업에 소송을 일으킨 경우도 있으며 가짜 계정을 이용해 플랫폼에 사용자를 유치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규제 당국으로부터 사기적 관행으로 소송받는 경우가 있다.

앞선 설명 뿐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가짜 계정이 플리파그램으로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경우도 있다. 전 직원 4명에 따르면 이런 문의에 대해선 문제가 있는 계정을 삭제하는 등 대응을 하도록 한 뒤 사용자가 다른 누군가의 콘텐츠를 올리는 걸 막을 수 없다고 말하라고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플리파그램은 전재된 콘텐츠가 정규 사용자 콘텐츠를 압박하지 않도록 전재 콘텐츠 시청 횟수를 제한하는 대책도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더구나 플리파그램이 사용한 그로스해킹은 콘텐츠 전재 뿐 아니라 좋아요나 동영상 시청 횟수를 실제보다 늘려 실제보다 인기 유저로 착각하게 한다고 한다.

한 전 직원은 바이트댄스 성장 전략에 대해 무엇인지 성장하려는 업계 전체의 강박관념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민이나 미디어는 중국 기술 기업이 하는 비윤리적 성장 전략을 중국 하이테크 문화 탓으로 정리하기 일쑤지만 이런 전술 자체는 미국 기업에서 모방되는 경우도 많다면서 중국 하이테크 문화 자체가 적이 아니라 미국 하이테크 문화를 반영하는 정직한 거울이라고 지적했다.

플리파그램도 바이트댄스에 의해 인수되기 전 서비스 시작 당초 공식 허가를 얻지 않고 음악을 플랫폼 상에서 재생하고 있던 걸 인정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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