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에는 대량 전력이 필요하다. 전력 소비로 이산화탄소 발생은 물론 지구 온난화 역시 비트코인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주요 채굴 장소였던 중국이 암호화폐 금지에 나서면서 채굴자가 이주하면서 미국에선 2021년 8월 탄소 배출량이 2020년 평균치를 17%나 웃도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비트코인 에너지 소비지수(Bitcoin Energy Consumption Index)를 운영하는 팀이 비트코인 채굴과 에너지 소비에 대한 보고서를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얼터너티브파이낸스센터가 제공하는 비트코인 채굴자 IP 주소를 기반으로 위치 지도를 만들었다. 이 지도를 중국 규제 전후와 비교해 지역별 화석 연료와 재생 가능 에너지량 데이터에서 채굴자가 사용한 에너지를 산출했다.
중국은 여름에는 사천성이나 운남성에서 저렴한 수력 발전을 이용하고 겨울에는 장소를 바꿔 석탄 화력 발전 에너지를 이용하는 등 나름 효율적으로 채굴자에게는 편리한 장소였다. 하지만 중국이 암호화폐 규제를 마련하면서 저렴한 에너지와는 이별을 고하게 됐다. 채굴자가 대이동을 하면서 지난해 4∼8월 채굴자의 주요 활동 장소는 미국이 됐고 이어 카자흐스탄, 러시아 순을 나타냈다.
팀은 채굴자 움직임에 대해 이들은 환경에 대해선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신경을 쓰는 건 안정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이며 이 조건만 맞으면 어디든 간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선 켄터키와 조지아, 텍사스 같은 주에 채굴자가 많이 이주하고 있다. 주요 이유는 비트코인 채굴을 주가 면세 조치 등을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지역 주요 에너지가 화석연료, 주로 천연가스라는 것이다. 중국 내 수력 발전과 비교하면 천연가스에 의한 채굴은 탄소집약형이며 이상적인 그린 비트코인과는 정반대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새로운 에너지 개발이 뒷받침되는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예를 들어 텍사스에 2기가와트가 더 필요하다면 이런 과잉분은 재생 에너지로 공급되는 건 아니다. 과잉분은 화석연료로 보충된다는 것. 다시 말해 재생 에너지 개발을 촉진시켜주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앞으로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채굴자가 미국에 많이 가면 비트코인이 환경친화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상상에 머물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