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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속에 존재하는 지구 최대 탄소 흡수원

어두운 심해 바닥에는 수많은 생물이 숨어 있다. 아직도 인간 눈에 한번도 보이지 않은 미지의 생물도 많이 숨어 있다고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심해 바닥 퇴적물에는 알려지지 않은 플랑크톤이 많아 소중한 탄소 흡수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탄소량 40%를 흡수하고 있다는 것. 해저 생태계가 지구 전체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제네바대학, 노르웨이해양연구소, 베르겐기후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선 해저 퇴적물을 전 세계에서 수집하고 안에 포함된 DNA 정보를 해석했다고 한다. 그 결과 DNA가 나타내는 생물 중 3분의 2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종으로 판명됐다. 그 중에서도 플랑크톤이 폭넓게 존재하고 있으며 대량 이산화탄소를 해저에 봉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런 미지의 플랑크톤은 대기 중에서 탄소를 수중에 넣어 심해로 옮겨 해저에 수천 년에서 수만 년 저장해두는 일종의 생물탄소 펌프(biological carbon pump)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런 지구상에서 최대급인 펌프가 기능하는 건 먼저 플랑크톤 등 해양 생물이 해면 근처에서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섭취한다. 곧 이 생물들이 죽을 때 몸에 흡수된 탄소는 사체와 함께 심해로 가라앉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런 구조는 이미 이론화됐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서 바다 바닥에서 탄소를 축적하고 있는 게 죽은 플랑크톤 뿐 아니라 살아 있는 미지의 플랑크톤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플랑크톤 중 어떤 종류가 생물 탄소 펌프에 가장 기여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구를 위한 조사는 2010년과 2016년 사이 이뤄졌다. 전 세계 400여 곳에서 해저 퇴적물을 수집하고 이 샘플을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또 이 연구과 별도로 수집한 1,300개 이상 해저 샘플과 비교도 수행했다.

해면에서 심해 퇴적물에 이르기까지 바다 전역에서 진핵 생물 다양성을 한 시점으로 통일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이런 통일성 덕에 바다를 3차원적으로 포착한 글로벌 스케일로 해양생태학 연구가 가능해져 원 오션 에콜로지(One Ocean ecology)를 향한 큰 진전이 됐다고 밝히고 있다.

또 다른 큰 발견은 지구 양극 근처에 존재하는 탄소 격리가 현저한 핫스팟이다. 여기에선 플랑크톤이 특히 활발한데 퇴적물에 포함하는 플랑크톤 DNA는 생물 탄소 펌프 강도를 예측하는데 유효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심해 생물 다양성 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며 바다 바닥에는 아직도 인류가 모르는 생물이 대량으로 서식하고 있어 생태학적이나 생물지구화학적 프로세스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해저에 존재하는 생물다양성에 대해 앞으로도 지식을 늘리는 건 이런 비교적 오염되지 않은 생태계가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 미래에는 인간 개발 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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