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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은 방어 시설로 어떤 효용성이 있었을까

만리장성(The Great Wall)은 2,200년 전 중국에서 만들어진 성벽으로 총 연장은 6,500km 이상에 달하는 인류 사상 최대 건축물이다. 만리장성은 외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어 시설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만리장성이 방위에 도움이 됐을까.

고대 중국 국가는 항상 북부에서 공격받을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만리장성은 침략을 막기 위한 중요한 시설이었던 것. 만리장성 건설이 시작된 건 기원전 700년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격적으로 건설이 진행된 건 기원전 221년이다. 시황제가 중국에서 처음으로 천하 통일을 이루고 진 초대 황제가 된 시기부터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역사학부 아서 월드론 교수에 따르면 15세기 명 왕조 당시 몽골 고원에서 침입한 적을 벽으로 향하게 몰아넣고 도망갈 길을 없애 모두 일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기록은 만리장성을 전술적으로 운용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또 장벽 요소요소에는 감시대가 있어 불 등을 이용해 먼 곳까지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만리장성은 총 연장은 세계 최대급이지만 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적 침공을 물리적으로 막는 효과는 적었다. 17세기 만주족이 중국 북부에서 단번에 공격해 들어가 베이징을 점령하고 명 왕조 멸망 이후 청 왕조를 구축했지만 이는 만리장성이 만주족 침략을 멈출 수 없었다는 걸 의미한다.

명 왕조 멸망으로 이어진 만주족 침략을 허용한 건 만리장성 긴 역사에서 가장 큰 실패라고 알려져 중국에선 19세기까지 만리장성은 높은 비용을 지불한 바보 같은 건축물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또 만리장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노동력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황제 압정의 강력한 상징이 되어 버린 것도 악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원인이 됐다.

이 평가가 뒤집힌 건 20세기 들어서다. 1911년 신해혁명이 발발해 청 왕조가 멸망하고 1912년 아시아 첫 공화제 국가인 중화민국이 탄생했다. 지금까지 중국 통일 국가를 상징하는 존재였던 황제가 배제됐기 때문에 중화민국 정부는 다양한 민족을 연결하는 새로운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상징을 찾고 있었다. 여기에서 지금까지 사상 최대 실패작이라고 불리던 만리장성이 이번에는 근면한 중국민에 의해 건설된 세계 최대급 건축물이며 많은 사람이 단결해 성취한 위대한 공적으로 평가되게 된 것이다.

이 이미지는 1949년 성립한 중화인민공화국 공산주의적 이데올로기에도 합치했기 때문에 만리장성은 중국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대대적으로 평가되게 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 루이스 에드워즈 명예 교수는 만리장성은 홍보 활동으로 평가가 뒤바뀌었다며 현대에서 만리장성이 받는 평가는 상징성에 따라 만리장성에게 중요하며 진정한 의미로 영속하는 힘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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