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반도체 부족이 다양한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021년 9월 반도체나 자동차 제조사 등을 대상으로 매출이나 재고 상황 등 청취 조사를 실시했다. 새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조사가 갖는 재고 중앙값은 5일 미만, 공장 생산 능력은 병목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은 주요 반도체 공장을 가동 정지에 몰리게 해 공급망을 혼란시켰을 뿐 아니라 리모트워크나 원격 학습 확산, 생활 양식 변화 등에 따라 PC나 게임기 등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켰다. 민간 기업은 반도체 부족에 대처해왔지만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PC나 스마트폰, 게임기, 자동차,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미 상무부는 2021년 9월 주요 반도체 제조사나 반도체를 이용하는 소비자 제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공급망에 관한 청취 조사를 실시해 150개가 넘는 기업으로부터 응답을 받아 1월 25일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주요 조사 결과를 보면 제조사별 반도체 수요 중앙값은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17% 증가한 반면 공급자는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량이 증가할 수 없었다. 또 제조사가 보유한 반도체 재고 중앙값은 2019년에는 40일분이었지만 2021년에는 5일 미만이다. 반도체 부족을 일으키는 주요 병목이 되는 건 공장 반도체 생산 능력이다. 응답 기업은 앞으로 6개월간 반도체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 상무부는 기업 반도체 재고 중앙값이 5일분 미만이라는 조사 결과에 대해 이는 해외에서 반도체 공장을 2∼3주간 폐쇄할 가능성이 있는 사태가 발생한 경우 재고가 3∼5일분 밖에 없는 제조 시설을 조업할 수 없게 되어 노동자 일이 없어지는 걸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반도체 부족은 모든 산업에서 평등하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일부 산업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밝혀지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의료기기나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레거시 로직 칩, 전력 관리 설비나 이미지 센서 등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칩, 센서나 스위치에 사용되는 광일렉트로닉스 칩 등에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크다고 한다.
상무부가 반도체 부족에 있어 병목이라고 지적하는 건 반도체 공장 생산 능력이다. 2020년 2분기 이후 반도체 공장 가동률은 항상 90% 이상이었으며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응답한 기업은 적어도 앞으로 6개월은 반도체 부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반도체 제조사는 생산 능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인텔은 20조 원 이상을 투입해 유럽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미국 오하이오주에도 반도체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대형 반도체 제조사인 글로벌파운드리 역시 뉴욕주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공장은 이르면 2022년 후반 가동을 시작하기 때문에 반도체 부족 일부가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미 상무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증강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해 520억 달러 투자를 담은 미국혁신경쟁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를 통해 자국 내 제조업을 재건해 자국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