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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멸종 원인 천체 충돌…시기도 최악이었다

6,500만 년 전 대량 멸종을 일으킨 천체 충돌은 어느 정도 임팩트를 줬을까. 지금까지 연구에선 충돌체가 최악의 장소와 최악의 각도에 내려왔다는 걸 밝혔지만 시기도 최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충돌은 봄 막판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반구 식물이 새싹을 내고 동물이 번식기를 맞은 순간으로 임팩트 윈터(Impact Winter) 그러니까 천체 충돌로 인한 기후 변화 파괴력은 다른 어느 시기보다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6,600만 년 전 당시에는 탄산염암과 황산염암이 두껍게 퇴적한 얕은 바다가 펼쳐져 있던 유카탄 반도에 직경 10km 정도 소행성이 충돌했다. 충돌 각도는 45도에서 60도 정도로 추정되어 수평선에 대해 예리한 각도로 들어온 최악의 시나리오로 여겨지고 있다.

충돌로 인한 엄청난 임팩트는 대량 분진이나 황산 에어로졸을 대기 중에 뿌려 태양광을 차단했기 때문에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충격파 폭풍이 쏟아져 대규모 삼림화재가 발생해 그을음이나 분진이 대기 중에 정체된 것 외에 지진과 쓰나미, 산성비, 유독 물질이 해양에 유입되고 이산화탄소 방출로 인한 온난화 등 다양한 환경 혼란이 생겼다고 여겨지고 있다.

그 결과 천체 충돌은 조류형 이외 공룡을 멸종시켰을 뿐 아니라 당시 지구상에 존재하던 생물 중 75%를 멸종으로 몰고 갔다. 이 정도 대량 멸종으로 이어진 배경에는 천체 충돌이 일어난 계절이 깊게 관여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봄이 끝날 무렵이었다는 것이다.

계절은 생물학적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 생식과 기생 생물과 숙주와의 상호 관계, 휴면 기간, 번식 기간 등에 관계하고 있다. 따라서 천체 충돌과 같은 지구 규모 재해가 어느 계절에 일어났는지가 생물에 크게 영향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 연구팀은 발굴한 화석에서 성장 패턴을 찾았다. 예를 들어 물고기 화석이라면 해당 물고기가 언제 죽었는지 언제 분진이 묻ᄋᅠᆻ는지 조사한다. 여기에서 역산해 해당 물고기가 언제 산란기를 맞았는지 추정하는 것이다. 곤충 화석도 마찬가지로 조사한다. 잎 화석에 있던 벌레 먹이 흔적에서 곤충 번식 기간을 찾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여러 화석을 대상으로 정밀한 연대 측정을 한 결과 천체 충돌이 일어난 건 봄 끝 무렵이었다는 점에서 일치했다고 한다.

현장 데이터를 분석해 6,600만 년 전 백악기 경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언제 일어났는지 확인할 수 있었던 건 큰 성과다. 이렇게 여러 독립된 증거가 모두 같은 계절을 말해주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봄은 번식의 게절이다 따라서 봄에 유체가 대량으로 죽으면 번식기를 맞이할 때까지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는 종이나 특수 상황 하에서만 번식기를 맞이하는 종에 있어서는 큰 타격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봄이 끝나지 않을 때 임팩트 윈터라는 급격한 냉각이 시작됐기 때문에 계절 변동에 민감한 생물에게는 가혹한 환경이었을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정확하다면 충돌체에 의해 초래된 대량 멸종은 북반구와 남반구와는 다른 패턴으로 전개됐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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