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관 ESA 등은 가까운 미래에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붉은 미지의 대지에 내려야 하는 우주비행사 입장에선 목숨을 건 임무가 될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주 공간으로 나오면 우주비행사는 우주선이라는 방사선에 노출될 수 있다. 방사선은 일정량 이상 피폭하면 암이나 중추신경계 장애, 심혈관 질환 같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2013년 나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1년이 걸릴 화성 왕복 비행 기간 중 우주비행사가 받을 방사선량은 평생 피폭 허용 한도를 초과할 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ESA가 지난 9월 19일(현지시간) 엑소마스(ExoMars) 프로젝트의 화성궤도탐사선 TGO(Trace Gas Orbite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년 가량 걸릴 화성 왕복에 따른 방사선 피폭량은 평생 허용 한도의 60%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시 말해 화성에 가서 돌아오는 것만으로 적어도 방사선 관련 질병이 발병할 위험은 적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 같은 보고가 사실이라면 적어도 우주비행사는 우주선 피폭에 대해선 예전처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물론 화성 왕복 피폭량이 어떻든 화성으로 향할 우주비행사의 임무가 편해지는 건 아니다. 평생 피폭 한도 중 60%라고 해도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체류하는 우주비행사에 비하면 몇 배에 이르는 피폭량인 건 분명하다. 또 화성은 지구 같은 우주선을 가로막는 자기장과 두터운 대기도 없다. 더구나 화성 대기의 주성분은 이산화탄소다. 먼저 붉은 대지에 내린 우주비행사는 어떤 식이든 방사선 대책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번 피폭량 조사는 우주인과 우주선에 대한 대책 없이 화성으로 갈 때를 가정한 것이다. 실제로 우주비행사가 화성에 갈 때에는 몇 가지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으며 이 중 효과적인 대책이 일부 채택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나사는 지난해 달과 화성 유인 비해을 상정한 방사선 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어쨌든 달과 화성 그리고 앞으로 더 먼 공간을 목표로 한다면 우주선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