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가 필요 없는 저주파 대역을 이용하는 무선 통신 규격인 로라(LoRa)는 저전력으로 장거리 통신을 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주로 IoT 기기 등 데이터 통신에 사용되고 있다. 유럽 연구팀이 지구로부터 송신한 로라 신호를 달 표면에서 되돌려 보내 지구상에서 수신하는 것에 성공해 지금까지 로라로 통신을 실시한 최장 거리를 갱신했다고 발표했다.
로라는 통신공급업체인 셈테크(Semtech)가 책정한 무선 통신 규격이며 스펙트럼 확산에 의해 통신 신호를 넓은 대역으로 확산시켜 통신을 하기 때문에 다른 통신 방식에선 통신이 곤란한 미약한 전파에서도 통신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로라라는 규격명은 장거리(Long Range)에서 유래한 것으로 과거에는 700km가 넘는 거리에서 통신에 성공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새롭게 영국 우주통신 스타트업인 라쿠나스페이스(Lacuna Space)나 유럽우주기관 ESA, CAMRAS 등 연구팀은 로라를 이용해 지구로부터 우주를 향해 메시지를 송신해 달 표면에서 되돌려 지구상에서 수신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에선 셈테크 LR1110 RF 트랜시버칩으로 350W로 증촉한 신호를 CAMRAS가 운영하는 네덜란드 25m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발신했다. 지구상에서 나온 신호는 달 표면에서 튀어 오르고 2.44초 뒤에는 같은 칩으로 수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25m 전파망원경은 아마추어 무선 실험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신호를 달 표면에서 되돌리는 실험도 자주 이뤄지고 있지만 로라 신호를 달로 반사시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실험에선 로라 신호가 73만 360km라는 놀라운 거리를 이동해 로라에 의한 통신 거리 신기록을 수립했다. 또 2.44초라는 신호 왕복시간, 지구와 달 사이 상대적 움직임에 의한 도플러 효과가 일으키는 주파수 어긋남으로부터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를 계산할 수도 있었다. 이 값은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제공하는 시스템(JPL Horizons On-Line Ephemeris System)을 이용해 얻은 예측치와 잘 맞았다고 한다. 또 이번 실험에서 전송된 메시지는 25m 전파망원경 콜사인 문자열(PI9CAM)이었다고 한다.
미래에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확장되면 달과 지구간 장거리 통신이 확립될 수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