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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발생한 첫 팬데믹, 생각보다 대규모였다”

2020년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 감염 유행은 1918년부터 1920년에 걸쳐 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감기 이후 100년에 한 번 유행하는 것이라고 불리고 있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팬데믹 가운데 541년부터 750년에 걸쳐 유럽 등에서 맹위를 휘두른 유스티니아누스 전염병(Plague of Justinian)에 주목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첫 팬데믹으로도 불리는 이 페스트 피해가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엄청났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유스티니아누스 전염병 규모는 연구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어져 있으며 영향에 관한 연구 중에는 기껏해야 현대 사회에서의 인플루엔자 정도 영향 밖에 없었다는 설도 있다. 역사학자 사이에선 페스트 등 역병이 인류 사회 발전에 미친 영향을 부정하는 사고 방식은 페스트 회의론으로 불리며 최근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케임브리지대학 역사학자인 피터 살리스는 낡은 문헌 분석 결과나 매장지 등에서 채취한 DNA 해석 결과로부터 페스트 영향을 평가한 논문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유스티니아누스 전염병 피해는 지금까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명됐다.

페스트 회의론 입장에 섰던 일부 연구는 페스트에 언급된 기록과 오래된 문서는 적다는 것에 논거한 것이지만 살리스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예를 들어 527년부터 565년까지 동로마제국을 다스린 유스티니아누스1세는 제국 경제 재건을 목적으로 제정된 542년 법률에 대해 모든 지역에 퍼진 죽음의 존재에 둘러싸여 제정된 법이라고 적었다는 것. 같은 시기 심각한 인적 부족에 따른 노동 착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나 인구 감소에 의한 과소화에 직면한 토지 소유자 부담을 경감시키는 법률 등 페스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는 법률이 다수 제정됐다.

더구나 페스트 유행 하에서 동로마제국에선 수세기 만에 금화 가치를 절감한 경량 금화가 잇달아 발행되어 긴급 재정 정책으로 당시 주목을 끌었고 콘스탄티노플에서 유통하던 동화 무게도 줄였다.

이런 역사적 자료에 대해 살리스는 페스트를 직접 목격한 6세기 역사가 프로코피우스(Procopios)는 방대한 군사 기록과 별도로 페스트가 콘스탄티노플에 도래한 것에 대해서도 적었다. 이는 그가 남긴 페스트 설명량보다 중요하다.

또 매장이 흔적 유골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한 2018년 연구에 의해 동로마제국에서 유행하던 페스트가 영국으로까지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케임브리지셔주 에딕스힐이라는 매장지 흔적 유골 대부분이 병사에 의한 것이었고 발견된 페스트균 DNA가 유스티니아누스 페스트 발생 초기 균주에 가까웠기 때문에 당시 전염병은 넓은 범위에서 큰 피해를 가져왔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살리스는 유전학적 증거가 늘어나면 아직 예상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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