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생전에 자신의 기업을 팔기 위한 기회를 얻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업가 알리 파토비(Ali Partovi)가 잡스와의 만남에서 얻은 배움이나 스타트업 기업가를 위한 교훈을 말해 눈길을 끈다.
그는 음악 공유 서비스 기업인 아이라이크(iLike)를 설립하면서 애플에 회사를 인수시키게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2008년 애플로부터 인수 제안이 왔을 때 파토비를 비롯한 설립자는 애플 본사로 향했다. 로비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만난 잡스는 서비스를 잘 보고 있다며 친절하게 맞았다.
파토비가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은 와이파이가 멈춰 데모를 진행할 수 없는 문제에 휩쓸렸지만 공동 설립자이자 쌍둥이 형제인 하디 파토비와 CTO인 너트 브라운이 해결해 성공적으로 끝났다.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있던 잡스는 몸을 내밀면서 자꾸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발표가 끝날 무렵 잡스는 파토비 일행에게 당신들이 좋다면서 좋은 논의하고 하자고 말했고 파토비는 이 때를 그 아름다운 순간을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겨두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순조로운 건 여기까지였다. 인수가 정해졌지만 얼마로 인수될지 신경이 쓰였던 파토비는 잡스에게 인수액 범위에 대해 토론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최근 자금 조달 평가액이 얼마였는지 물어본 잡스에게 파토비는 2년 전 자금 조달을 했을 때 평가액은 5,000만 달러였다고 말하자 잡스는 그렇다면 5,000만 달러에 인수하자고 답했다 이를 듣고 파토비는 실망했다고 한다. 이유는 2년 전 평가액과 인수액이 같다는 건 2년간 파토비가 한 일이 새로운 가치를 낳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파토비는 그럼 투자자가 납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고 잡스는 걱정하자 말라며 아이라이크 같은 건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억 5,000만 달러로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려고 투자자에게 얘기를 하던 파토비는 잡스에게 적어도 5,000만 달러보다 3배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거듭해 실제로 우리에게는 3배 가치가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잡스는 알고 있다는 건 오퍼가 있다는 것이냐고 묻고 당신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이 얘기는 이걸로 끝이라고 말하면서 방을 나가버렸다.
파토비는 이를 계속 후회하면서 이 때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생각하며 부끄러운 기분이 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이후 어떤 성공을 거둬도 사람의 신뢰를 배반해버렸다는 생각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몇 주가 지나 애플은 파토비에게 인수 협상이 끊겼다는 공식 연락을 취했다 당시 이미 애플 중역이던 에디 큐는 어떻게든 협상을 계속 하려 했지만 시간 낭비였다. 더구나 나중에 전화로 파토비에게 잡스는 당신은 거짓말쟁이라며 네가 말하는 건 뭐 하나 신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애플은 아이튠즈 새 기능으로 지니어스 사이드바(Genius Sidebar)를 발표했다. 파토비에 의하면 이 기능은 아이라이크가 아이튠즈용으로 릴리즈하고 있던 아이라이크 사이드바(iLike Sidebar) 카피라고 한다. 더구나 아이라이크가 주요 플랫폼으로 삼던 페이스북이 아이라이크 주요 기능인 아이라이크 버튼을 카피하면서 아이라이크 사업은 내려앉았고 그는 1년이 안 되어 회사를 내놔야 했다.
파토비는 이 얘기에 대한 교훈으로 신뢰 관계는 단 한마디로 망칠 수 있으며 회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수협상에 임하는 스타트업 리더에 대해선 큰 거래를 할 때 어려운 상대와 협상할 때에는 결코 성공의 기회를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며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좋은 협상자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