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저널리즘 조직(Rest of World) 보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학교에선 가난한 아이가 점심 식사를 벌기 위해 학교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주변 주민에게 팔고 있다고 한다.
남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풍부하고 통신 인프라가 발달한 국가인 동시에 2014년 지니지수가 세계 최고인 63점으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이기도 하다. 참고로 미국도 지니지수는 41.5점 밖에 안 된다.
이런 소득 격차가 있기 때문에 남아프리카 가난한 가정에선 만족스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 이번에 보고에 나온 아이도 남아프리카에 거주하는 빈곤층 아이 중 하나다. 이 아이는 보호자 허가를 얻은 취재에서 학교 와이파이 암호를 알려주면 요금으로 10∼20랜드, 날씨가 좋은 날에는 50랜드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아이가 다니는 요하네스버그 남동부에 위치한 중학교는 학생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갖추고 있다. 한편 학교 주위에 있는 가정 대부분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스마트폰에서도 데이터를 쓸 수 없기 때문에 학교 아이는 이런 주변 주민에게 와이파이 암호를 팔아 점심 식사에 보태는 것이다.
많은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고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남아프리카 정부는 국내 통신사에게 통신료를 최대 50% 낮출 걸 지시했다. 이에 따라 남아프리카 주요 통신 3사는 2020년 데이터 통신 요금 인하와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통신료 무상화를 발표했다.
하지만 요금 인하는 늦게 진행되고 빈곤선 월수입 561랜드 이하 가정에선 최저가로도 450랜드인 무제한 4G 통신 플랜에 가입할 여유가 없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이 학생이 다니는 중학교나 근처에 있는 다른 중학교도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6km를 걸어 학교 근처까지 오는 주민도 있다고 한다. 다반에 거주하는 교제 중인 여성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학교 와이파이를 이용한다는 한 남성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면 산에도 오르고 경비원에게 쫓기는 일도 있지만 해적판 와이파이 덕분에 마약 매매나 비행에 손대지 않고 끝나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주변 주민이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때문에 학교 학생과 교사는 수업 중에 인터넷에 너무 느려지는 걸 경험하게 된다. 몰래 학교 와이파이가 사용되는 걸 막기 위해 학교 측도 지금까지 몇 가지 대책을 실시했지만 모두 효과가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젊은이를 학교에서 쫓아낼 수 없었다며 학교에는 최신 카메라 시스템이나 보안 기기가 있었지만 밤중에 전부 도난당해 버리는 등 인터넷 평등은 사회적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달성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