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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이나 우주 시작 속 특이점이란?

우주에는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특이점(singularity)이 존재한다. 천문학이나 블랙홀에 관한 화제 속에 등장하는데 실제로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모르는 일이 많다.

특이점은 인공지능이나 인문과학 등 연구 분야 중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물리학자가 우주를 논할 때 나오는 경우라면 우주를 이해하는데 사용하는 수식이 오작동하는 장소를 말한다. 예를 들어 1/X를 포함하는 방정식에서 X 값이 0이 되면 방정식 값이 무한대가 되어 이론은 성립되지 않게 된다. 보통은 이론이 성립하지 않게 되는 건 방정식에 뭔가가 부족할 때나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경우다. 하지만 물리학에선 이것으로 정리할 수 없는 특이점이 몇 가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게 중력장이 무한대가 되는 중력의 특이점이다.

중력 특이점은 지금까지 가장 잘 중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라고 불리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등장하는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블랙홀을 발견한 물리학자인 카를 슈바르츠실트(Karl Schwarzschild)는 먼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보통 별과 같은 구형 질량을 가진 심플한 천체에 적용해봤다. 그러자 천체 중심으로부터 슈바르츠실트 반경 거리만큼 떨어진 위치에 특이점 그러니까 일반 상대성 이론이 성립되지 않게 되는 장소가 있다는 계산 결과가 나왔다.

이 특이점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파탄시킬 수 있는 것으로 오랫동안 논의가 되어왔지만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별 반경이 클수록 문제가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예를 들어 태양의 슈바르츠실트 반경은 3km인 데 비해 태양 반경은 70만km이기 때문에 태양은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이 특이점은 장소에 따라선 특이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좌표 특이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별 반경이 슈바르츠실트 반경 아래로 떨어지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더구나 현실에 있는 천체가 슈바르츠실트 반경보다 작을수록 강하게 압축되면 블랙홀이 되어 그 중심에선 강력한 중력으로 물체가 무한히 작은 점에 밀려 버린다. 이 점이 진정한 특이점이며 또 중력이 무한대가 되기 때문에 중력의 특이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이점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역시 일반 상대성 이론은 파탄하고 있냐면 실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블랙홀 내부에선 아무 것도 나오지 않고 블랙홀 내부를 관측할 수도 없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선 블랙홀 중심에는 어떤 특이점이 있든지 이 세계 사건은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블랙홀 내측과 외측을 분리하는 경계면을 사건의 지평면이라고 한다. 또 특이점은 항상 사건의 지평면 너머에 있다는 생각은 마치 누군가가 특이점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우주 검열 가설(cosmic censorship hypothesis)이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최근 이뤄진 이론적 연구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사건의 지평면에 지키지 않고 노출된 상태의 특이점 그러니까 노출 특이점(Naked Singularity)이 존재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정말 노출 특이점이 있는지 여부는 연구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상대성 이론과 실제로 우주를 관측한 결과로부터 우주는 137억 7,000만 년 전에 빅뱅이 발생하고 나서 오늘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는 걸 알고 있다. 따라서 시간은 137억 7,000만 년 되감으면 우주가 부풀어 오기 전에 존재한 무한히 작은 점 그러니까 특이점에 도착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특이점에선 일반 상대성 이론은 통용되지 않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넘어 양자중력이론을 찾고 있으며 그 후보 중 하나에 인과집합이론(causal sets)이 있다. 이 이론에선 우주는 무한한 인과관계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뭔가 일어나기 전에는 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우주는 무한한 예전부터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는 시작도 없었던 게 되어 빅뱅 앞에 존재했다는 특이점 문제도 해결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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