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에 따라 리모트워크로 전환한 결과 귀찮은 출퇴근이나 사무실에서 번거로운 대화에서 해방된 기쁨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는 리모트워크 증가로 회사와 상사에 의한 감시가 강화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으며 직원 개인 정보 보호와 공사간 구분 희석이 우려되고 있다.
리모트워크를 하게 된 한 직원은 리모트워크 시작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스넥(Sneek)이라는 직원 모니터링 도구를 도입하게 됐다. 업무를 시작할 때 스넥이 켜지고 1분마다 노트북 웹캠이 직원 사진을 촬영해 팀 모두가 볼 수 있는 디지털 회의실에 나열된다. 표시된 얼굴 사진을 클릭하면 화상 통화를 시작할 수 있으며 일을 게을리 하는 사람을 발견하는 경우 스넥에 통합된 슬랙(Slack)을 통해 팀 채팅으로 증거 사진을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스넥 측은 이 소프트웨어가 사무실을 복제하는 걸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CEO인 델 큐리(Del Currie)는 많은 사람이 이를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하는 걸 100% 이해하지만 스넥은 그렇게 느끼는 사람을 위한 솔루션이 아니며 동료를 좋은 친구로 생각하고 함께 작업하고 있을 때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팀도 많다고 밝혔다.
스넥 같은 직원 모니터링 도구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비교적 수요가 적은 틈새시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봄부터 많은 기업이 리모트워크를 도입하면서 상황이 급변했고 직원 모니터링 도구는 크게 주목받았다. 직원 모니터링 도구 산업 주요 업체인 액티브트랙(ActivTrak)은 이전에는 50개이던 클라이언트가 2020년 3월 800개로 늘었고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성장을 거듭해 지금은 9,000개 고객과 계약을 맺고 있다고 한다.
직원 모니터링 도구는 직원 온라인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생산성을 평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스크린샷, 키입력, 로그 브라우징 추적 같은 걸 한다. 그간 PC를 통해 음성 녹음 기능이나 직원 PC를 원격 제어하는 기능을 제공해 PC 뿐 아니라 모바일 장치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도구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또 기업은 반드시 전담 직원 모니터링 도구를 사용하는 게 아니고 사내 IT 부서와 협력해 특정 단어를 사용해 이메일에 플래그를 세우는 등 직원 감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은 채용 담당자, 급여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메일을 모니터링해 특정 직원이 전직처를 찾는 걸 감지할 수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온라인 모니터링과 생산성 관련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경영학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에선 사무실 외부에서 데이터 수집 작업 직원에 대해 고용주가 감시하고 있다는 걸 알리자 감시되고 있는지 알리지 않은 직원보다 생산성이 높아지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한편 2020년 조사에선 노동자 4분의 3이 고용주로부터 모니터링된 채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답변하는 등 기업에 의한 감시가 근로자 사기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시사되고 있다.
직원 모니터링 도구 대두에 따라 상황이 바뀌고 있어 만일 모니터링 도구가 도입된 PC에서 개인 작업을 할 경우 인터넷 은행 비밀번호나 페이스북 메시지까지 고용주에게 누설되어 버릴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전문가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일과 사생활간 경계가 명확했다고 말한다.
물론 고용주 대부분은 근무 중인 직원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것이고 개인 감시까지는 의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상사나 고용주가 모니터링 도구를 이용해 근무 시간 외 직원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에 비해 직원을 보호하는 법률은 충분히 정비되어 있지 않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