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를 개설할 때에는 도메인을 선택해야 한다.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연구하는 스펜서 처칠은 이 때 도메인이 어떤 국가나 조직 관할 하에 있는지는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메인에 대한 결정이 법률이 아니라 권력자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 어느 날 갑자기 웹사이트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개인 정보 보호와 언론 자유라는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도메인은 뭘까.
최상위 도메인 TLD(top-level domain)를 선택할 때 웹사이트와 관련성이 있는지, 기억에 남는 것인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해당 도메인이 어떤 제한이 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TLD는 기업이나 국가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때론 국가 법률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 TLD는 .ae지만 아랍에미리트는 군주제로 군주 판단 하에 웹사이트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도메인은 누가 제어하고 있는지에 대한 특정이 있다. .com과 .net, .org는 모두 미국 인프라 전문 기업인 베리사인(Verisign, Inc)이 소유하고 있다. 베리사인과 ICANN이 소유한 도메인은 보통 미국 통제 하에 있다. 국가 코드 최상위 도메인인 ccTLD(Country Code Top Level Domain)는 단일 국가 관할이다. 따라서 만일 미국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웹사이트 중 60%가 오프라인이 되어버리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도메인을 관리하는 조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도메인 선악은 개인 정보 보호와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법률 유무라는 점에서 측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메인 삭제가 권력자 판단 하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법원을 통해 이뤄지는 경우 해당 도메인은 단일 법률을 준수하기 위해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좋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 있는 도메인 가운데 연방법원이 관리하는 걸 보면 오스트리아(.at), 독일(.de), 아이슬란드(.is), 러시아(.ru), 세계(.onion)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개인이 법률로 보호되고 EU가 검토 중인 당국이 암호화된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범위 밖에 있는 건 .is와 .onion 뿐이다. .onion은 토르를 통해서만 액세스할 수 있는 도메인인 만큼 WWW(World Wide Web)를 전제로 한다면 .is가 가장 개인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도메인인 셈이다.
선택한 TLD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누가 웹사이트 운명을 좌우한다는 점은 염두에 두는 게 중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