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선 기온 상승으로 인간 한계를 넘은지 오래 되는 더위가 지속되고 2050년에는 사람이 살 수 없게 되는 곳도 많다고 알려져 있다. 아랍에미리트에선 독특한 대책을 생각해냈다. 드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류는 예전부터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제사와 춤을 바치는 게 아니라 이젠 기술에 의존하는 게 달라진 기우제 스타일인 셈이다. 아랍 날씨 채널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보면 격렬하게 비가 내리는데 이는 드론을 이용해 비를 내리게 한 실험 모습이다.
구름은 작은 물방울 모임이지만 물방울 하나씩은 너무 작아 비로 땅에 떨어지는 건 아니다. 이런 무인 드론이 하늘을 날면서 전하를 방출해 작은 물방울끼리 부딪혀 큰 물방울로 비를 내리게 하는 게 이 프로젝트다. 아랍에미리트 같은 더운 지역에선 떨어지는 빗방울도 나름대로 크기가 작으면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해버린다. 따라서 이 드론 충전 시스템이라면 비를 유발시킬 뿐 아니라 사막 땅에 도착해 스며들 정도로 충분한 크기로 빗방울을 확대하고 지하 수면을 상승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프로젝트에 종사하는 영국 레딩대학 연구팀은 프로토타입 모델링을 거듭해 열기구에서 실험을 거쳐 올해부터 드론으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인공 강우에 주력하는 건 물론 아랍에미리트 뿐 아니라 우리나라와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가 지역별 날씨에 따라 인공 강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가뜩이나 강우량이 적고 인구 1인당 물 소비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정부 자료에 따르면 자국 내 물 42%는 탈염 처리로 만들었는데 이는 고비용 에너지 사용료를 말한다. 인공 비는 현대에선 필수적인 기우제라 할 만하다. 기술이라는 메시아에 매달릴 수밖에 없을 만큼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에 대한 작은 대응도 될 수 있다.
드론을 이용한 인공 비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물론 큰 시야로 보면 지구 온난화로 집약된다. 이대로 탄소 배출량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2050년에는 기온이 지금보다 2.4도 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막화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는다. 드론으로만 비를 내리게 하는 것만으로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