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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으로 가는 블록체인

코인베이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에스뉴스월드리포트(USnews & World Report) 기준 전 세계 상위 50개 대학 중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수업을 적어도 1개 이상 실시 중인 곳은 42%인 21개, 8개 이상을 실시하는 곳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코넬대학을 필두로 UC버클리, 영국 에딘버러대학, 싱가포르국립대학 등이라고 한다.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수업은 경제학이나 금융, 법률, 경영학부 등에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처럼 상위 50개 대학 중 21개가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관련 수업을 적어도 하나 이상은 실시하는 이유로는 블록체인이 상당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도 늘어나는 추세다. 홍콩 과기대는 블록체인 관련 2,000만 달러 보조금을 받았고 터키 바체세히르 대학(Bahçeşehir University)은 블록체인센터(Istanbul Blockchain and Innovation Center)를 설립하기도 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전 세계 명문 대학 입장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지난 6월 이더리움재단 지원을 받아 블록체인 리서치센터(Center for Blockchain Research. https://cbr.stanford.edu/)를 설립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이더리움재단 설립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 역시 트윗터를 통해 당시 “이 같은 노력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호주 국립대학인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블록체인 과정을 시작했다. 블록체인 전략 수립이라고 명명한 8주짜리 과정은 대학 내 블록체인 혁신 허브(Blockchain Innovation Hub)가 개발한 과정으로 블록체인의 개념은 물론 이를 넘어선 실천적 프로그램을 표방한다. 블록체인 이론 뿐 아니라 이용 방법에 대해서도 학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또 브라질 대학인 FGV(Fundacao Getulio Vargas)는 아예 암호화폐 전문 석사 과정을 개설했다. 이 시장에서 전문가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 금융 공학에 대한 고찰과 연구, 교육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다. 이곳 뿐 아니라 브라질에선 고등 교육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학습 프로그램을 채택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상파울루대학 역시 지난해 경제경영학부에 파생상품과 암호화폐학을 채택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리플이 지난 6월 전 세계 17개 대학에 5,000만 달러를 기부하는 유니버시티 블록체인 리서치 이니셔티브(University Blockchain Research Initiative)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UBRI는 리플이 기술을 제공하고 전문가를 파견해 대학과 공동으로 블록체인 연구와 암호화폐 관련 커리큘럼을 짜는 걸 목표로 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프린스턴대학은 공동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정책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경우 MBA와 이공계 석사 학생을 대상으로 관련 업계에서 직무 경험을 쌓는 지원도 실시한다. 또 프랑스 룩셈부르크대학은 블록체인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렇게 전 세계 주요 대학이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 암호화폐 관련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뉴욕대학 로스쿨이나 듀크대학, 프린스턴, 스탠포드, UC버클리는 물론 웨일스 대학과 코펜하겐대학, 모스크바국립대학, 모스크바물리공대 등이 관련 과정을 개설하고 있는 것. 캠브리지대학의 경우에는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 중이며 스위스 루체른 대학은 아예 비트코인 수업료 지불을 인정하기도 한다.

전 세계 주요 대학이 이렇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과정을 속속 개설하고 이번에 상위 대학 중 42%가 이 같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건 블록체인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상아탑까지 옮겨가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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