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페이스북 추천 콘텐츠, 지지 정당별로 어떻게 다를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는 알고리즘에 따라 개별 사용자에게 적합한 게시를 하거나 그룹을 소개하지만 이 구조는 사람끼리 분단을 가속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마크업(The Markup)이 페이스북 피드에 표시되는 콘텐츠가 지지 정당이나 성별,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 스플릿 스크린(Split Screen)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27억 명에게 각각 취향에 맞는 뉴스와 광고 게시물, 추천 그룹 등을 제공한다. 이 구조는 사용자를 플랫폼에 유치하는데 중요하지만 상용자마다 보고 싶지 않은 정보를 차단하고 필터 버블을 만들어 양극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는다. 실제로 자신과는 다른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에게 어떤 피드가 전달되고 있는지 아는 건 쉽지 않다.

마크업은 미국에 거주하는 페이스북 상용자 2,6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시티즈브라우저(Citizen Browser) 프로젝트 일환으로 2020년 12월 1일부터 2021년 3월 11일까지 페이스북 피드 정보를 수집했다. 마크업은 참가자 개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명과 친구 이름, 사진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삭제하고 대신 자가 신고에 따라 나이와 성별, 인종, 거주지, 지지 정당에 따라 사용자를 그룹화했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지 정당이나 성별, 나이별로 페이스북 피드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주는 게 바로 스플릿 스크린이다. 공식 사이트에 액세스하면 참가자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에게 투표한 사람과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으로 구분되며 2021년 2월 24일부터 3월 11일까지 2주간 페이스북 피드에 전달된 콘텐츠 차이를 볼 수 있다.

표시된 뉴스 소스 차이를 보면 바이든 지지자는 NPR, 뉴욕타임즈, NBC뉴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제공되는 반면 트럼프 지지자는 데일리 와이어, 폭스뉴스, 뉴스맥스, CNS뉴스닷컴이 많이 표시되는 걸 알 수 있다. 이 중에서도 NPR과 뉴욕타임즈 등 진보적 논조 미디어가 표시되는 빈도는 상당히 치우쳐 있다.

개별 뉴스를 보면 바이든 지지자는 코로나19와 백신 관련 내용이 많은 경향을 보인 반면 트럼프 지지자는 보수정치활동위원회 CPAC에서 트럼프가 연설한 뉴스 등이 표시된다. 또 해시태그 차이를 보면 바이든 지지자는 여성 관련 해시태그(#internationalwomensday, #womenshistorymonth, #iwd2021)와 골든글로브(#goldenglobes)가 나오고 트럼프 지지자 쪽은 가족에게 최고의 선물(#best_family_gifts)이 표시된다.

추천 그룹 차이를 보면 바이든 지지자는 스타트렉 밈 커뮤니티(Star Trek Memes), 뉴욕타임즈 요리 커뮤니티(The New York Times Cooking Community) 등이, 트럼프 지지자 쪽은 미국 트럭 운전사 커뮤니티(Truck Driver USA!), 2차세계대전 중 유대인 보호를 한 기독교인 작가(Corrie Ten Boom-christian literature) 커뮤니티 등이 표시된다.

스플릿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자간 페이스북 피드 전달 내용 차이 뿐 아니라 성별과 나이별 차이도 볼 수 있다. 물론 스플릿 스크린 샘플은 미국 전체 인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아니라 페이스북 추천 알고리즘을 정확하게 리버스 엔지니어링한 것도 아니다. 또 특정 그룹에 전달되는 콘텐츠에 편향을 볼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는 반드시 정치사상이나 성별, 연령에 의한 게 아니라 연결되어 있는 친구와 지금까지 행동에 의해 좌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