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인텔, 부활을 위해 해결해야 할 5가지 문제는?

인텔은 CPU 시장 선도 기업으로 시장 점유율이 한때 80% 이상을 차지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경쟁사 AMD가 젠 아키텍처를 발표한 2016년 경부터 인텔은 점점 AMD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2013년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가 CEO로 선출되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그는 2018년 사내 규정 위반으로 CEO를 사임하게 됐고 반도체가 아닌 경영 전문가인 밥 스완이 뒤를 이으면서 인텔은 기회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IT 블로거인 벤 톰슨이 인텔이 부활을 위해 필요한 5가지 문제점에 대해 설명해 눈길을 끈다.

첫째는 스마트폰 시장 철수다. 인텔은 지금까지 처리 속도와 성능 향상에 주목하고 전력 제어는 경시해왔다. 따라서 애플이 자체 칩을 개발한 아이폰용은 물론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용 칩 업계에서 뒤처지게 됐다.

프로세서 개발에는 비용이 들어간다. 지난 20년간 인텔 개발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도달했지만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수익원은 수십억 대에 이르는 스마트폰 시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텔은 스마트폰 전용 모뎀 칩 사업은 진행해왔지만 그마저 2019년 애플에 매각했다.

둘째는 x86 의존도다. 데스크톱 PC나 노트북 뿐 아니라 인텔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 원래 기업용으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독점 상태에 있었지만 구글은 인텔 x86 서버 명령세트를 사용하고 다른 주요 데이터센터 사업자도 구글과 마찬가지로 접근하면서 인텔은 데이터센터에서 큰 점유율을 장악하게 됐다.

인텔은 x86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며 AMD 등 다른 업체가 x86을 채택한 프로세서를 개발하면 라이선스 비용을 구입할수 있다. 이런 x86 라이선스 사업은 수익성이 높지만 경쟁사 AMD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했을 뿐 아니라 아마존과 엔비디아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프로세서를 발표하면서 인텔 데이터센터 시장 점유율은 조금씩 줄어버렸다. 인텔의 2020년 3분기 수익은 데이터센터 부문 부진이 원인 중 하나로 보도되기도 했다. 결국 x86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종속되어 급진적 단계를 내디딜 수 없었던 게 인텔의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셋째는 반도체 생산 능력 지연이다. 반도체 칩 회로 선폭과 간격을 가늘게 할수록 면적당 회로 밀도가 생기고 성능은 높아진다. 집적도를 높이는 공정 기술에서 인텔은 10nm 제조공정 노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TSMC에 뒤쳐져버렸다.

자체 생산 공장이 없는 팹리스 칩 업체인 AMD는 TSMC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으며 AMD CPU는 인텔 CPU보다 저렴하고 성능은 웃도는 장면을 볼 수 있게 됐다. 이는 인텔에 있어 CPU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넷째는 TSMC 대두다. 인텔은 새로운 CEO인 팻 겔싱어가 취임한다고 발표한 다음날 TSMC가 2021년 설비 투자에 280억 달러를 쏟겠다고 발표하고 TSMC의 새로운 약진을 강하게 어필했다. 인텔은 이미 CPU 생산을 TSMC에 아웃소싱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반도체 파운드리로는 TSMC 뒤를 뛰어든 걸 각오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지정학적 문제다. 인텔은 미국 오레곤과 뉴멕시코, 애리조나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다. 반면 TSMC는 대만,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에 생산 공장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의 미중 무역 전쟁 결과 TSMC는 애리조나에 5nm 제조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에 건설되는 TSMC 생산공장은 2024년 오픈하는데 거의 확실히 미국에선 가장 진보된 제조공장이 될 것이다. 이런 점은 인텔이 생산 면에서의 고전을 강요 당하는 상황이 되어버릴 수 있다.

설계 부문과 제조 부문으로 인텔을 나누거나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투입하는 것 같은 해결책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리더십 회복보다 몇 년 이상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