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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재단, 유전자편집술 치료 스타트업에 자금 지원

빌게이츠와 아내 멜린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앤멀린다게이즈재단이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를 이용해 유전 빈혈 질환인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cell anemia) 치료를 목표로 한 스타트업 인텔리아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발표했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은 적혈구 모양이 바뀌어 산소 운반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기는 유전성 빈혈로 아프리카와 지중해, 중동, 인도 북부 흑인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는 중증 빈혈 증상에 따라 성인이 되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10만 명 가량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가 있지만 특히 많은 곳은 말라리아가 만연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말라리아에 걸리면 죽음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유아에서 적혈구 모양이 바뀌면 말라리아 원충이 적혈구 내에서 증식이 막히고 말라리아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는 말라리아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고 유전자 계승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겸상적혈구빈혈증 증상은 진통제나 수혈로 치료하는 게 가능하며 어린이와 청소년은 골수 이식을 통해 완치시킬 수 있다. 하지만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 대부분은 가난한 개발도상국에 살고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미국에서도 골수 이식을 하려면 적합한 기증자를 고민해야 하고 최대 30만 달러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있다.

최근에는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유전자 치료가 주목 받고 있으며 환자의 조혈줄기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자 편집해 골수에 다시 이식,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골수 이식과 마찬가지로 고용량 화학요법이 필요하며 부작용이 크고 가난한 국가에선 비현실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인텔리아테라퓨틱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질나노입자를 이용한 시스템으로 크리스퍼 구성 요소를 골수에 나르고 인체에 직접 조혈줄기세포 유전자를 편집하는 치료법 개발을 하고 있다. 대규모 이식 수술을 피할 수 있는 이 방법은 개발도상국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링거를 통해 실행 가능하며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비용도 저렴하다.

2020년 11월 11일(현지시간) 인텔리아테라퓨틱스는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법 개발 지원을 위해 수백만 달러 보조금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개발도상국 질병과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활동에 출자하는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은 앞으로 7∼10년간 개발도상국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유전자 기반 치료제 개발을 가속화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인텔리아테라퓨틱스에 대한 자금 지원도 이 프로그램 일환으로 진행한 것이다.

인텔리아테라퓨틱스 측은 이미 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