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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에서 발견된 방사선 먹는 곰팡이 “우주에서도…”

1986년 사상 최악의 원자력 사고를 일으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견된 곰팡이를 이용해 우주를 떠도는 방사선으로부터 우주비행사를 보호하려는 시도를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샬럿 캠퍼스와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 실험에서 일정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자국에서 지난 2020년 2월 발견된 곰팡이는 클라도스포륨속(Cladosporium sphaerospermum) 일종이다. 이 곰팡이는 대량 멜라닌을 함유하고 있어 치명적인 방사능 수치 속에서도 생존할 뿐 아니라 방사선을 흡수해 화학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곰팡이에 주목한 건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였다. 우주에는 우주선이라는 고에너지 방사선이 항상 난무한다. 우주비행사는 ISS에 머무는 동안 1일 0.5∼1밀리 시버트 가량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나사는 우주비행사 피폭을 방지할 방법을 연구 중이며 이 곰팡이를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나사 협력 하에 체르노빌에서 발견된 곰팡이 샘플이 ISS로 보내졌다. 그리고 방사선 검출기에 붙여 넣은 페트리 접시 절반에 곰팡이를 번식시켜 아무 것도 만들어 내지 않은 나머지 절반과 비교하며 ISS에서 30일간 관찰을 진행했다.

배양 접시에서 6시간 간격으로 촬영하자 미소 중력 환경에서 곰팡이 도포 부분이 48시간 만에 면을 뒤덮었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 이온화 방사선 대사에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지상 이상으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또 실험 결과 체르노빌에서 발견한 곰팡이가 쏟아지는 방사선 중 2%를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을 진행한 연구팀은 이 곰팡이를 방사선에 대한 햇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또 주요 장점으로 곰팡이에 영양분을 조금 주는 방사선에 노출될 뿐 미세한 양에서 자기 복제를 통해 번식이 이뤄진 점을 꼽고 두게 21cm 곰팡이층에 있다면 화성 표면에서 피폭하는 연간 선량을 크게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나사는 유인 달 착륙을 2024년까지 목표로 한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 중이며 화성 유인 탐사도 예정하고 있다. 미래에는 체르노빌에서 발견한 곰팡이가 ISS 같은 우주정거장이나 달, 화성 기지 또는 선외 활동을 할 우주비행사를 우주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응용될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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