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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선 왜 석탄 화력 발전소가 늘어날까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록키마운틴인스티튜트(Rocky Mountain Institute) 연구원이 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경제성도 없는 석탄 화력 발전이 뿌리 깊게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고찰해 눈길을 끈다.

석탄은 옛날에는 고대 그리스에서 대장장이 연료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본격적으로 에너지원으로 이용된 건 18세기 증기기관이 발명된 게 계기다. 석탄은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된 이후 200년 동안 인류의 삶을 지탱해왔지만 독일이 2038년까지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에는 석탄 이용을 축소하거나 중지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석탄을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석탄을 연소시키면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수은 등 유해물질이 발생해 대기오염의 원인이 된다. 또 석탄이 연소 후 남는 대량 화산재도 문제다. 또 석탄은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석탄 화력 발전을 통해 이산화탄소 뿐 아니라 메탄가스도 발생하는 걸 고려하면 석탄은 기후 변화에 최악의 화석연료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석탄이 이용되어 온 배경에는 석유 등 에너지원에 비해 낮은 비용이라는 사정이 있다. 하지만 2020년 4월 원유 선물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한 것으로 상징되는 것처럼 최근에는 석유 가격이 하락일로를 걷고 있으며 석탄은 상대적으로 비싼 에너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2020년 1분기 전 세계 석탄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하기도 했다.

비용 면에서 경쟁에 석탄 업계는 화력발전소 폐열을 이용해 더 에너지를 생산하는 복합 사이클 발전으로 비약적으로 효율적인 발전을 하는 등 대항하고 있지만 대두 재생 에너지에 밀려 점점 어려운 처지에 몰리고 있다.

태양광 발전 비용은 지난 10년간 7분의 1 미만으로 감소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연료비가 들지 않고 발전소 건설 빙용과 최소한의 유지 보수 비용만으로 운용할 수 있어 만일 전력 가격이 제로에 가까워져도 전력을 판매할 수 있다. 이는 연료비가 소요되는 화력 발전소에겐 매우 불리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석탄이 비용적 우위가 사라지고 있음에도 전 세계에서 새로 건설되는 석탄 화력 발전소 수는 폐쇄되는 수를 웃돈다. 전반적으론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다. 미국 조사단체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와 영국 싱크탱크 카본트래커(Carbon Tracker)가 공동 분석한 2020년 시점 신규 건설 중이거나 건설 에정인 석탄 화력 발전소 발전 용량을 보면EU와 미국에선 대부분 건설되지 않는 반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선 활발하게 석탄 화력 발전소가 신설되고 있다.

중국에서 석탄 화력 발전소가 계속 증가하는 요인은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요인은 에너지 안보다. 중국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석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최대 석유 순수입국이지만 석탄은 국내에서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석탄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수단으로 간주된다. 또 세계 최대 석탄 생산국으로 채굴에서 발전소 운영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인원 고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석탄 화력 발전소는 국내 경제를 보호하는 의미도 있다.

2번째 요인은 정책 결정 구조에 있다. 중국에선 오랫동안 석탄 화력 발전소 신규 건설에 관한 권한은 중앙정부가 독점했다. 하지만 이 권한은 2014년 중앙정부에서 지방으로 이양됐다. 지방정부는 안이하게 고용을 확대할 방법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허가를 남발했고 그 결과 2016년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이 제한될 때까지 중국 각지에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러시가 발생하기도 했다.

3번째는 환경 정책이다. 중국은 경제 발전에 따라 도시 지역 대기 오염 문제가 심각해 한때 깨끗한 공기를 넣은 캔이 팔릴 정도였다. 따라서 중앙정부는 대도시 근처에 위치한 석탄 화력 발전소 폐쇄에 착수했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촌 지역에 석탄 화력 발전소를 늘렸다. 결국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붐에 박차를 가한 꼴이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중국에선 성장 목표와 에너지 안보, 석탄 관련 고용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인류는 기후 문제와 석탄에 의존하는 경제라는 2가지 웅장한 규모의 재해에 직면하고 있다. 이 상황을 호전시킬 시간은 아직 남아 있지만 석탄 화력 발전 건설에 투자하는 투자자나 정부는 자신이 하려는 일의 위험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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