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인 F1 2020년 개막전인 호주 GP와 미국 인기 시리즈 인디카 개막전이 모두 중단됐다. 주행 세션을 시작하기 직전에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회장에 모인 관객은 모두 낙담했고 선수들에겐 갑자기 일이 사라진 휴일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기획한 게 바로 레이싱 시뮬레이터, 게임을 이용한 가상 대회다. 프로 레이서가 집결해 e스포츠 선수 사이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한 레이싱 배틀을 벌인 것. 2개 가상 레이스는 모두 개최 발표 후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프로레이서와 e스포츠 레이서 참여를 얻는데 성공했다.
먼저 토크이스포츠(Torque Esports)가 개최한 대회(The Race All-Star Esports Battle)에는 F1 레드불 등 유명 선수를 비롯해 2019년 인디500 레이싱 챔피언 등 모터스포츠 팬이라면 알 만한 호화 멤버가 대거 참여했다. 또 벨로체이스포츠(Veloce Esports)가 주최한 대회(Not the AUS GP)에도 F1 맥라렌팀 선수 등 화려한 현역 프로 드라이버가 참가했다.
이들 대회에선 e스포츠 세계 최고 수준 레이서가 실제 레이서를 맞아 싸우는 구도를 연출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건 e스포츠 생방송 시청자 수가 매우 많았다는 것이다. e스포츠 시청 분석을 진행한 스트림햇칫(Stream Hatchet)에 따르면 레이싱올스타이스포츠배틀(The Race All-Star Esports Battle)은 그 날 열린 모든 e스포츠 이벤트 생방송보다 90%나 많은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영국 스카이TV에서 F1을 관전하는 인원보다 많았다는 것이다. 낫더AUS GP(Not the AUS GP) 역시 생방송 성적이 좋아서 라이브 시청자 수가 17만 명, 총 시청자 수는 200만명을 넘었고 독일과 영국에선 트위터 트렌드 1위와 3위를 기록하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시청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인 이유는 F1과 인디카라는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싱 경기 개막전이 중단되면서 이를 기대했던 열혈 마니아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열린 중계 코멘트에선 처음 e스포츠를 봤는데 매우 흥미로웠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e스포츠에 새로운 팬 확보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코로나19는 모든 스포츠 이벤트를 중단으로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대체하려는 시도, 짧은 준비 시간에 이뤄진 e스포츠가 성공을 거뒀다는 건 상당히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