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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발발하면 해양 생물에는 어떤 일이…

럿거스대학 연구팀이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핵전쟁이 일어나면 지구 규모 한랭화로 인해 해양 생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연구팀은 핵전쟁 이후 일어나는 한랭화에 따라 공기 중 탄소가 바다 상층부에 물들어 해수의 화학적 성질을 바꾸고 해양 산성화를 악화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해양 산성화는 화석 연료를 계속 태우는 현대에 문제를 일으킨다. 석유나 석탄을 태우면 공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탓에 바다에 녹아 양이 많아진다. 바다에 녹은 이산화탄소는 물과 반응해 탄산이 해수의 pH를 저하시키고 따라서 해수 중 탄산이온량이 감소한다.

바다 속 탄산이온량이 줄어들면 왜 곤란해질까. 생물에게 중요한 물질인 탄산칼슘도 덩달아 감소하기 때문이다. 해양 산성화가 진행되면 탄산칼슘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조개류와 산호는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껍질을 만들기 어렵고 생존율이 떨어진다.

만일 지구상 어딘가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면 어떨게 될까. 연구팀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려낸 시나리오를 보면 이렇다. 핵폭발 분진은 굉장한 기세로 하늘을 덮고 햇빛을 막아버린다. 지구 전체가 급속하게 위축되고 바다 상층부에서 일시적으로 pH가 상승한다. 해양 산성화에 제동이 걸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첫 5년 정도 얘기다. 장기적으로 지구 한랭화는 바다 속 탄산이온량을 줄여버리기 때문에 핵전쟁 10년 뒤에는 바다에서 산호와 조개, 대합, 굴 등 조개류가 다른 껍질과 골격을 가진 해양 동물 껍질이나 골격을 형성하지 못하며 생존율이 떨어져 버린다.

이 연구에선 지구상 어디에서 핵전쟁이 일어날지 구체적인 시나리오 몇 가지를 가정한다. 하나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소규모 핵전쟁. 또 하나는 미국과 러시아간 처절한 핵전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금까지 연구에선 핵전쟁이 일어난 경우 농산업이 치명적 피해를 입어 식량 위기가 찾아올 건 이미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핵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바다에서 식량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번 연구가 경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연구에선 해양 산성화 이외에 해수 온도와 염분 농도 변화 등 매개변수를 함께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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