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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화성 탐사선 방문 장소가 이곳인 이유

만일 먼 옛날 화성에 원시적 형태 생명체가 존재했다면 화석으로 남아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 있다. 바로 제제로 분화구(Jezero crater)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2020년 선보일 예정인 화성 탐사 로버의 방문 예정지이기도 하다.

화성은 19세기부터 계속 뭔가가 살고 있지 않을까 추정해왔다. 지구와 크기가 다르지 않고 태양으로부터의 거리도 거의 비슷하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화성으로 간 건 1965년 미국의 마리너4호가 처음이다. 이어 소련의 마스3호가 1971년 처음으로 화성 표면에 착륙했고 미국도 바이킹 1호와 2호를 1976년 화성에 착륙시켜 화성 탐사 시대를 열었다.

지금까지 20기 이상 탐사선이 화성에 내렸지만 지금까지 생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동시에 먼 옛날 화성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구와 같은 습한 환경이 갖춰지고 있던 게 서서히 알려지고 있다.

역대 탐사 로버와 화성 주위를 도는 탐사선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수집하면서 화성은 옛날 적어도 35억년 전 쯤에는 지구처럼 액체 상태 물이 가득한 행성이었다는 걸 알 수 있게 됐다. 그 무렵 화성에는 아직 대기나 자기장도 생명이 탄생ㅇ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혹시 화성에 처음 원시 생명이 탄생하고 운석을 타고 지구로 날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추정도 나온다.

만일 수십억 년 전 화성에 미생물 등 생명이 존재하고 있었다면 그 흔적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곳이 바로 제제로 분화구다. 직경 49m인 이 분화구는 수십억 년 전에는 호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상 북서쪽에는 깊은 계곡 흔적이 명확하게 보이며 여기에서 분화구에 물이 흐르고 있었던 걸 알 수 있으며 바로 앞쪽에는 부채꼴 삼각주가 펼쳐진다.

나사가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현재 화성 탐사 로버를 제제로 분화구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원래 호수였기 때문에 제제로 분화구 바닥에는 지금도 점토 광물이 풍부할 수 있고 퇴적물 층을 통해 고대에 존재했던 원시 생명체 흔적을 찾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최근 들어 제제로 분화구에 생명의 흔적이 남아있을 확률을 훨씬 높일 발견도 있었다. 미국 브라운 대학 연구팀은 제제로 분화구에 있던 고대 강 삼각주 부근 노출된 바위에서 규산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학술지 지구물리학연구회보(Geophysical Letters)에 발표했다. 규산은 이산화규소 일종으로 고대 지구 생물의 모습을 화석화해 남겨주는 광물이다. 연구팀은 원래 규산을 목표로 연구를 시작한 건 물론 아니다. 연구팀이 제제로 분화구를 연구 대상으로 선택했을 때 나사 로버의 착륙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제제로 분화구 근처에 있는 동북 시루티스까지 넓은 범위를 분석하고 새로운 광물과 광물 조합을 찾는 게 당초 목적이었다고 한다.

화성 정찰 위성 MRO(Mars Reconnaissance Orbiter)에 탑재한 적외선 분광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2가지 빅데이터 처리 방식을 이용해 분석했고 규산이 빛나는 약한 스펙트럼 신호를 발견했다.

수십억 년 전에도 제제로 분화구에 있던 하천은 유역에서 광물도 날랐다. 분화구에서 흘러드는 지점에서 이 무기물은 부채꼴로 펼쳐지는 삼각주를 형성했고 이번에 발견된 규산은 삼각주 가장자리 낮은 장소에 퇴적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삼각주 낮은 계층에 규산이 있다고 보여지며 나사의 새로운 탐사선의 선호 탐사 대상이 됐다.

연구팀은 이런 미네랄과 미네랄 조합은 이미 수십억 년 전에 화성이 이 지역에서 물과 암석을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물과 바위 작용 중 일부는 생명이 탄생하기에 적합한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제제로 분화구에 있는 호수도 이 중 하나다.

또 다른 연구에선 퍼듀대학 연구팀이 탄산염 존재를 제제로 분화구에서 발견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탄산염도 규산과 함께 생명의 흔적을 찾는데 도움이 되는 광물이라고 한다. 이 발견 역시 MRO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데이터와 고해상도 이미지, 화성 지형 데이터 등을 조합해 탄산염을 확인한 것이다.

그 결과 제제로 분화구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탄산염이 많이 검출됐고 마치 목욕물을 뺀 뒤 남는 얼룩 같았다고 설명한다. 탄산염은 보통 얕고 따뜻한 바다에서 발생하고 종종 생물 활동이 따라 주목받고 있다. 지구는 조개껍질, 산호 등을 화석화하는데 한 몫 하지만 불행하게도 화성에선 조개껍질이나 산호 조각 같은 게 발견될 가능성은 잠재적으로 낮다. 하지만 남조류 같은 작은 미생물이라면 가능할 지도 모른다.

만일 이런 규산염과 탄산염에 있는 곳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규산에 의해 화석화된 미생물 세포 같은 모습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호주에서 발견된 34억 년 미생물 화석과 비슷할 것 같다는 애기다. 실제로 2020년 화성 탐사 임무를 맡은 나사 과학자들은 호주로 가서 지구 미생물 화석 사례를 연구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나사의 새로운 화성 탐사 로버는 2021년 2월 무사히 제제로 분화구에 착륙한다면 이번에 발견된 규산이나 탄산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최신 로버는 실험실 기능과 고성능 카메라를 내장해 화성에서 주운 샘플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고 가까운 거리에서 현장 모습을 촬영할 수 있다. 분광 센서도 장비해 MRO 데이터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수 있다. 여러 의미에서 기대되는 2020년 화성 미션이 다가오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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